그동안 ‘택배상’ ‘대리수상 영화제’라고 조롱받았던 대종상 영화제가 그 조롱의 정점을 찍었다. 가수 박봄을 통해서다.
박봄은 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진행된 제56회 대종상 영화제에 초대 가수로 등장했다. 레드카펫 행사에서 박봄은 미니 원피스와 다소 통통해진 모습으로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독차지했다.
화려한 축하 무대까지 마친 박봄은 대종상 영화제가 끝난 직후부터 하루가 지나가도록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이어나갔다. 대종상의 주인공이었던 영화 ‘기생충’, 이병헌 보다도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는 이번 시상식 과정과 비교되면서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수상자와 시상자만 참석한 영화제에는 텅 빈 테이블이 곳곳에 자리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들이 전원 불참했고, 남우주연상 후보도 이병헌을 제외하고 모두 자리를 비웠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등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기생충’도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와 한진원 작가, 이정은만 참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배우들이 전원 참석해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은 애초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제5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영화는 사라지고 박봄만 남았다. 그러면서 영화제의 위상은 또 한 번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