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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19금 드라마’ 시대①] 파격 설정…“애들은 가라”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6.02 10:44 수정 2020.06.03 09:21

'부부의 세계' 14회차 19세 시청자

넷플릭스 '인간수업'·'킹덤'도

'부부의 세계'ⓒJTBC '부부의 세계'ⓒJTBC

19세 이상 관람가. '19금'은 대부분 영화들이 꺼리는 등급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붙으면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층에게 영화를 선보이지 못한다. 당연히 흥행에 불리하다.


안방에서는 어떨까. '19금' 딱지가 붙으면 일단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떻길래 19금일까'하는 호기심에 리모컨을 누른다.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없어지고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19금 콘텐츠'가 TV 드라마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19금 드라마' 시대다.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28.371%)을 쓰며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는 전체 16부작 중 14부를 19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했다. 당초 이 드라마는 불륜, 애정신을 다룬 초반 1~6회를 19세 시청 등급으로 내보냈지만 15세 관람가로 변경한 7~8회에서 자극적인 폭력 장면으로 논란이 일자 다시 19세 시청 등급을 결정했다.


TV 드라마보다 더 파격적인 소재와 표현이 담긴 콘텐츠들도 있다. 이들은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1의 가치’로 내세우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지난 4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고등학생이 성매매 알선 일에 가담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안방 드라마에선 선보이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다. 신체 절단, 집단 폭행이, 욕설 등 표현 수위가 세다. 김진민 PD는 "만약 MBC에서 '인간수업' 같은 작품을 내보낸다고 했다면, 시청자들이 합당하게 봤을까"라며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드라마였다"고 플랫폼의 변화를 언급했다.


'미스티' 포스터.ⓒJTBC '미스티' 포스터.ⓒJTBC

'킹덤' 역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배고픈 백성들이 인육을 먹고,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이 생생하면서 잔인하게 담겼다.


방송에서는 주로 케이블채널이 ‘19금 드라마'를 선보였다. 지상파보다는 소재나 이야기를 푸는 방식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2011~2012)와 '우와한 녀'(2013) 등 애정신의 표현 수위가 센 드라마들이 일부 회차에 '19금'을 달고 방송했다.


OCN에서는 장르물의 특성 탓에 '19금 드라마'가 쏟아져 나왔다. 마니아층을 구축하며 호평을 얻은 '나쁜녀석들'(2014)은 11부 전체가 '19금'으로 방송됐다. '손 더 게스트'(2018)와 '타인은 지옥이다'(2019) 등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지막 회만 시청등급을 조정했다. 최근 종영한 '루갈'은 한태웅(조동혁 분)이 인공 팔을 이식받게 된 전사가 드러나는 6회에서 19세 등급을 택했다.


'부부의 세계' 모완일 PD의 전작 JTBC '미스티'(2018)는 남녀의 진한 애정신 탓에 3회까지는 19세 이상 시청가로 전파를 탔다.


지상파에도 '19금 드라마'가 등장했다. 2009년 나란히 방송한 MBC 납량특집 드라마 '혼'과 '친구'는 잔인한 장면과 욕설 때문에 19세 관람가를 받았다. KBS2 '제빵왕 김탁구'(2010) 4회는 적나라한 불륜 장면, KBS2 '영광의 재인'(2011) 19회는 진한 키스 장면 탓에 19금으로 방송됐다. MBC '나쁜형사'(2018)는 지상파로서는 드물게 첫 방송에서 19금 등급을 받았고, 시청률 8.3%로 지상파 월화극 1위에 올랐다.


김대진 PD는 "형사가 살인마의 죽음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19금을 받았다"며 "정의를 실현하는 형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부분이라 바꿀 수 없었고, 이는 드라마의 주제와도 연결되기에 지켜야 했다"고 밝혔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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