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저축은행 예금금리 ‘뚝’…0%대도 등장
입력 2020.06.01 06:00
수정 2020.05.31 20:07
일선 저축은행들, 예금금리 잇따라 인하…파킹통장도 '옛말'
'코로나' 장기화 속 리스크 관리·역대급 기준금리 인하도 '영향'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고객들의 눈길을 끌던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초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의 금리인하 움직임 역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비대면 입출금예금상품인 사이다보통예금 금리가 이날부터 기존 2.0%에서 1.7%로 0.3%p 하향조정됐다. SBI저축은행은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SBI스페셜정기예금 등 2종에 대해서도 금리를 기존보다 0.1%p 낮아진 1.8% 수준에 제공하고 있다.
여타 저축은행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SBI저축은행과 함께 자산규모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OK저축은행은 지난달 중순 OK안심정기예금,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등 주요 상품의 예금금리를 0.2%p 낮췄다. 유진저축은행도 유진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2.15%에서 2.05%로 인하한 상태다.
높은 금리가 강점인 저축은행이지만 이제는 0%대 예금상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북 기반 저축은행인 대아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대로 내렸고 지난 2018년 2.1% 금리 수준의 파킹통장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아주저축은행의 더마니드림 저축예금도 현재 0.8%(6개월, 12개월, 24개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 29일 기준 1.92% 수준으로 1년 전(2.32%)보다 0.4%p 하락한 상태. 현재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상품에 따라 0.55~1.45%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이같은 금리 인하 움직임은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무리하게 고금리 예금을 유지해 고객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기보다는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보유고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역대급 기준금리 인하 기조 또한 향후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지난 3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를 단행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0.5%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시중은행보다는 기준금리의 영향이 적지만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저축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