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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車산업연합회장 "포스트 코로나, 기업혁신·규제완화로 대비해야"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5.29 10:01 수정 2020.05.29 10:01

정부, 유동성 공급확대와 비용절감지원 절실

기업, 공격적 시설·R&D 투자로 세계 점유율 제고 필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협회 회장. (자료 사진)ⓒ뉴시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협회 회장. (자료 사진)ⓒ뉴시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공격적 경영과 시설·R&D 투자가 필요하며 정부는 규제 완화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중견기업연합회, 반도체산업협회, 바이오협회 등 26개 기관은 29일 오전 9시 30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Post-코로나19 주력산업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3차 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이후 주력 산업별 글로벌 트렌드와 우리 산업에 대한 영향을 전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1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오늘 행사가 우리 산업계가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단기 처방에 대해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등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 수준의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하며 “정부는‘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선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고, 선진 각국 정부는 리쇼어링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과감한 규제혁파와 투자 유인책 제공 등을 통해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필요할 때 물 한 모금이 중요하다”며 “당장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단기처방도 동시에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정부의 고용·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는 한편, 신용이 낮은 중소협력업체도 고용을 유지하고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금융지원책을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은 정치권과 금융, 노조 등 우리사회 모든 주체의 발상의 전환과 인식개조가 절실하다”며 “단기적 생존 지원을 위해 업종별 맞춤 대책부터 신용등급이 갑자기 하락한 기업과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해외현지법인까지 빈틈없는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지원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업도 역동적 기업가 정신발휘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날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과거 우리는 노동집약산업 특화라는 비교우위론을 무시하면서 정부주도 개방정책과 사업다각화를 통해 글로벌경쟁업종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는 반도체(세계시장점유율 58.3%), 디스플레이(41.6%), 조선(34.7%), 자동차(7.7%), 기계, 가전(18.2%), 철강 등 대부분 업종에서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있고, 항공기 제조, 바이오 등에선 수십 년째 진입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경쟁업종은 규모의 경제와 고도기술, 세계 공급망 등으로 인해 세계 시장이 특정 기업들에 의하여 지배되는 업종으로, 대기업 체제 유지가 불가피한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산업은 신약개발에 평균 1조, 10년 이상 소요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소득양극화, 대·중소기업 격차 확대 등 경제 2중 구조 상황에 처하면서 중소기업 선, 대기업 악, 환경·안전 선 산업 악, 노동 선 사용자 악 등 이분법적 경제인식 확산으로 글로벌경쟁산업이 위축돼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그는 “예를 들어 산업 보다는 환경을 우선해 시행된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경우 2018년 총 전기버스 보조금 중 40.4%가 중국산에 지급돼 중국 전기차 산업을 우리가 육성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중국이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의 27.5%(세계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강자로 부상해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2019년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8%로 1990년대 수준으로 하락해간다”고 우려하며 “세계적 모범이 된 k-방역을 산업에 확장함으로써 우리의 글로벌 경쟁산업의 세계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한편, 바이오 등에도 신규 진입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치료제 개발 전까지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며 내구소비재 여부, 글로벌 네트워크 작용 여부, 대면관계나 온라인 거래 비중 여부 등이 업종별 피해 규모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 여행, 자동차, 휴대폰, 의류,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철강 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반면, 반도체, 온라인 유통, 바이오 등은 상대적으로 나은 상태이거나 오히려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은 코로나19 기회를 활용해 바이오 등 진입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미국과 유럽은 기업 파산과 매물 증가 등 심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먼저 코로나를 겪은 중국은 첨단기업 M&A에 나설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견제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잘 활용해 글로벌경쟁산업의 기회 확대와 바이오 등에 대한 진입 노력을 강화해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반도체 등 10대 업종에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설비 221조원과 R&D 90조원 등 총 311조원을 투자하고 △제약, 의료기기의 경우 세계시장점유율을 현재의 1.8%에서 2030년 6.0%로 3배 이상 확대하는 등 10대 산업별 글로벌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GVC 다변화와 국내유턴 확대 등 글로벌 공급망을 재조정해가는 한편 △갈등적 산업생태계의 협력적 생태계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비 지원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론 전자통신 50조원, 자동차 32.8조원, 기계 15.5조원, 석유화학 2.4조원, 섬유 4.6조원 등 5개 업종에서만 105.3조원의 유동성 애로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과 업종별 특별보증규모 등을 필요시 더 확대하고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특별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 외에도 정회장은 내수진작 확대(개소세 인하 연장, 조달청 2~3분기 집중조달 등) 부품수급애로 해소와 해외비즈니스 원활화(해외출장후 14일 격리조치 완화, 선박운송의 항공 대체시 선박운임 기준 적용 등) 등으로 기업의 생존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26개 단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글로벌 산업 발전을 위한 14가지 정부 건의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R&D 정책/시스템 개선 △AI, 바이오 등 고급인력양성 확대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부 공공조달정책제도 개선 등을 통한 기업 혁신 촉진 △법인세율 등 각종 세제 검토 △최저인금 인상 속도 조절 △주52시간제 시행의 유연성 확보(탄력/선택근로 요건완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지양 등 비용부담 완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지원 △의원 의뢰 입법 방지책 도입(신규규제의 신중한 도입기반 구축) △화학물질 제도개선(신규 화학물질 등록기준 유럽수준으로 완화 연 100kg→1톤) △대기환경 규제 개선(TMS 설치 유예, 자가측정주기 완화 등) △온실가스 규제 개선(배출권거래제, 자동차 CO2 기준 완화) △파업, 교섭 등 노사관계법 개선(단협 유효기간 확대, 파업요건 강화, 대체근로 허용 등) △국내 공유모빌리티 등 신산업 활성화(전통산업-신산업간 합리적 갈등해소) △원격금융/원격의료 제도 개선(원격진료 허용 등) 등이다.


2부에선 김종기 산업연구원(전자), 정석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조선),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반도체), 김용석 디스플레이협회(디스플레이), 오기환 바이오협회(바이오), 정경수 기계산업진흥회(기계),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철강),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자동차), 조용원 산업연구원 (석유화학), 정성헌 섬유산업연합회 (섬유) 등 10명의 전문가들의 업종별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후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노규성 생산성본부 회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영익 서강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교수,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참석하는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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