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 '라임 배드뱅크' 대주주 안맡겠다
입력 2020.05.25 06:00
수정 2020.05.25 05:17
"대주주 맡으면 이미지 훼손 우려" 서로 떠넘기기 '눈치작전'
배드뱅크 참여 확정했지만, 출자비율‧이관범위 조정 '난제'
라임자산운용 판매사들이 환매가 중단된 부실 펀드를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누가 대주주를 맡느냐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주요 판매사들이 배드뱅크 대주주라는 '불명예스러운 자리'에 오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키로 한 라임펀드 판매사 20곳은 큰 틀에서 참여 합의를 마친 가운데 출자비율과 금액, 펀드 이관 범위 등에 대한 조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처리만을 위해 설립되는 이번 배드뱅크는 자본금 약 50억원 규모, 운영 기간은 6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최대주주가 누가되느냐는 어떻게 기준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3577억원)의 판매 금액이 가장 많지만, 금융그룹사를 기준으로 잡으면 신한금융(신한금융투자 3248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이 더 많다.
두 금융사 모두 배드뱅크 대주주 자리에 오르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드뱅크 대주주에 오르게 되면 금융사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한데다 향후 배드뱅크 설립과 운용 과정에서 파생된 각종 부정적 이슈에 맨 처음으로 이름이 거론될 수밖에 없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5월에 '라임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검사와 현장합동조사 이후 제재 절차를 이르면 6월께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판매사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드뱅크 설립이 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