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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지원 받으려면 고용 유지하라"…文대통령 "한배 탔다"만 강조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05.22 04:00
수정 2020.05.21 21:49

文, 해운·항공 등 9개 업종 대표들에 '사회적 대타협' 주문

"유동성 위기 잘 넘기도록 지원…으쌰으쌰하는 노력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와 기업은 지금 한배를 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산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배를 탔다"는 표현을 두 차례 사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 두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긴급 지원은 필수적이지만, 기업의 고용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정부는 기업의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생기는 여러 가지 유동성 위기를 잘 넘기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과 정부가 정말로 한배를 탄 심정으로 함께 으쌰으쌰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업에 "지금의 위기는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며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의 조건인 '6개월간 90% 이상의 고용 유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요건을 갖추려면 작게는 기업 차원에서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크게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도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시민사회도 함께 하는 아주 큰 사회적 대타협을 이번 기회에 한 번 도모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때까지 기업의 어려움을 정부가 돕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개월 이후에도 고용 유지에 신경 써 달라는 메시지도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6개월 만에 이 위기가 극복될지, 안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라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기업을 향해 '고용 유지'를 당부했다. 그는 "정부와 경제계 간의 협력은 물론 업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사 간 협력이 절실하다"며 "산업 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를 기회로 삼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때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더 많이 키워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업종 17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고용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 대통령의 당부에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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