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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발 미·중 무역분쟁 나비효과, 반도체·DP 타격받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5.21 14:39 수정 2020.05.21 14:40

국내 부품업계 영향 제한적...장기화 불안감 감지

제재 확대 가능성 여전...업계 상황 예의 주시


중국 IT 공룡기업 화웨이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모습.ⓒ뉴시스 중국 IT 공룡기업 화웨이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모습.ⓒ뉴시스

중국 IT 공룡기업 화웨이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영향은 미풍이지만 분쟁 장기화 속 제재 대상 확대 등으로 인해 언제든 강풍으로 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21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로 인한 국내 부품 업체들의 영향은 아직까지 미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제재 강화 및 확대 가능성이 여전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한다는 내용의 화웨이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오는 9월부터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게 요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 조치가 사실상 화웨이의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타이완 TSMC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화웨이는 팹리스(Fabless·반도체설계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를 독자 개발하고 있지만 생산은 TSMC에 위탁해 왔다.


현재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 이슈에 국한돼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또 화웨이라는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이뤄진 조치여서 영향은 더욱 미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 제품 판매 감소로 인한 부품 공급 축소와 같은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타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중국 거대 기업이기는 하지만 중국 내 다른 기업들의 수요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외에도 이미 샤오미·오포·비보 등에도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는 마찬가지다.


미국이 이미 지난해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에 나섰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차질은 없었고 이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을 추격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미국 공장 증설 등에 대한 고민이 뒤따를 수 있지만 이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동안 화웨이를 주요 파운드리 고객으로 삼아온 TSMC는 미국 정부의 제재 방침 발표 직전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14조7000억 원)를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신속 대응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전자부품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되고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제재 대상 중국 기업들이 확대되는 시나리오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IT기업으로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일 뿐만아니라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다. 제재가 장기화되면 스마트폰 관련 부품뿐만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장비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타격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또 특정 기업의 물량 수요 축소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어도 제재 대상 기업이 확대되면 부품 공급 차질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체 기업으로 제제 대상이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부정적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IT업계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진행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관련 부품업체들이 모두 전례없는 불확실성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에도 통신장비 등 제품을 활용하지 말라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내린 화웨이와의 거래 제한 조치를 우회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추가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 외에도 중국 ZTE 등도 위험한 업체로 강조하고 있어 양국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미국이 제재대상 기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에 공급되는 모바일D램과 낸드만 해도 제재가 화웨이라는 단일기업일 경우에는 샤오미·비보·오포 등 다른 업체로 물량을 전환할 수 있는 여지가 남지만 중국 스마트폰 전체로 제재 대상이 확대되면 이마저도 시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제재 방향과 양국간 무역분쟁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제재 강화 및 확대 등 초강수를 둘 수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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