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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 하락 전환…"소형아파트 가격은 안 내리나요?"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05.19 05:00 수정 2020.05.19 06:03

소형 수요↑…전용 59㎡ 지난달 신고가 기록

1·2인가구 증가, 고가주택 규제…가격상승 지속 예측

재건축 통해 중·소형 주택 공급 늘리는 방법 제시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강남발 집값 하락이 끝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까지 끌어내렸다. 다만 약세를 보이는 중대형 아파트와는 달리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찾는 소형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인가구의 증가,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 강화 등으로 소형아파트의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당분간 강보합이나 가격상승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는 늘어가는데 정부의 소형아파트 공급 정책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수년간 서울 집값이 오르며 6억 미만 아파트 비중이 축소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아파트 품귀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2주 노원구(-0.02%), 도봉구(-0.02%), 강북구(-0.01%)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다. 노원구는 지난달 27일부터 하락 전환했으며, 도봉·강북구는 지난달 13일부터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다 하락했다.


노도강 지역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서울 집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었지만, 노도강은 끝까지 버티다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고가 아파트를 겨냥했기에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 집값은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지역 집값하락이 코로나19라는 피할 수 없는 변수를 만났기 때문에 노도강 역시 하락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예측해 왔다. 다만 강남권같이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가격대로 살펴보면 실수요자가 많은 6억이하 소형아파트 집값은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가 나오는 등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매매가격 변동률 ⓒ한국감정원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매매가격 변동률 ⓒ한국감정원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강북구 미아1차래미안 전용 59㎡는 지난 2월 5억3000만원(8층)에 거래됐지만 4월에는 5억9500만원(9층)으로 약 6500만원 가격 상승이 일어났다. 같은단지 전용 84㎡가 2월 6억4300(8층) 거래에서 4월 5억6900(2층)으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벽산라이브파크 전용 59㎡도 1월 3억6000만원(8층), 3월 4억원(24층) 거래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에는 4억4800만원(16층)으로 신고가를 나타냈다.


미아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대표는 “코로나 이후로 중·대형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호가 하락이 일어나고 있으나 소형아파트는 보합 혹은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주에도 이번 기회에 내집마련을 해볼까 기대감을 갖고 왔던 젊은 부부가 전용 59㎡ 가격을 보고 크게 실망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하게 30대 신혼부부가 많은 서대문구도 코로나 및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매도· 매수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형아파트에 대한 매수 움직임은 꾸준한 편이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충정로 인근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대문구는 근처 광화문·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아 소형아파트 매수문의는 늘 많았다”며 “위치와 가격이 좋으면 금방금방 빠지기 때문에 코로나발 가격조정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형아파트를 선호하는 사회적인 현상들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은 “예전에는 4인가구가 평균이었다면 이제는 1·2인가구로 가구 구조들이 변화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주거수준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살던 1인가구들도 소형아파트를 많이 원하고 있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는 은밀성·비공개성이 특징이었는데 여기에 고가주택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강화되면서 소형아파트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런 전반적인 사회 현상들이 엮이면서 소형 선호라는 동반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높아지는 시장의 소형아파트 수요에 대한 정부의 공급정책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 임대주택처럼 원룸을 공급할 것이 아니라 25평형 등 소형 주택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임대주택이나 일반주택분을 중소형으로 유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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