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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잠시 쉬어간 하나금투, 스팩서 반전 노린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5.18 06:00 수정 2020.05.17 20:17

코로나19 불황 영향 1년 만에 기업공개 수익 92%↓

신규 상장 2개, 합병 시도 4개 등 실적 만회에 만전

서울 여의도 소재 하나금융투자 본사 사옥 전경 ⓒ하나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소재 하나금융투자 본사 사옥 전경 ⓒ하나금융투자

1분기 기업공개(IPO) 실적이 부진하면서 아쉬운 성적을 거둔 하나금융투자가 과거 다수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한 우회상장 스팩합병을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수익규모가 작지 않음에도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로 직접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자 스팩 합병을 통해 불황 국면을 타개하자는 전략에서다.


18일 하나금융그룹 경영실적에 따르면 하나금투의 올 1분기 IPO시장 수익은 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250억원 대비 92.8% 감소한 규모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2180억원과 비교하면 95.9%가 줄어든 수치다.


IPO수익이 급감한 이유에는 1분기부터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글로벌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통상 장이 좋지 않을 때는 기업들이 IPO보다는 다른 통로를 활용해 상장에 나선다.


이에 하나금투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상장에 주목하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다. 개인투자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3년 이내에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해야 한다, 합병에 실패하면 주주에게 원금에 3년치 이자를 더해 지급한 뒤 해산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스팩 상장과 합병 때 수수료 이익을 챙길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올해 1월 30일 하나금융스팩15호를 2000원의 공모가로 상장시켰다. 이어 지난 4월 6일 하나금융스팩16호에 대한 상장청구를 진행했고 예비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하나금투는 지난해에도 13호, 14호스팩을 상장시켰고 매년 평균 2개의 스팩을 상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스팩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투의 스팩 시장 전략은 다만 상장뿐만이 아니다. 올해에만 ▲지엔원에너지(하나금융10호스팩·합병완료), 카이노스메드(하나금융11호스팩·합병 예정) ▲덴티스(하나금융9호스팩·예비심사) ▲윈텍(하나금융13호스팩·예비심사) 등 4건의 합병을 진행 중이다. 최근 준비하던 신스틸(하나금융14호스팩)과의 합병이 무산됐지만 여전히 현재까지 최대 규모다.


하나금투가 스팩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2009년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하나금투는 15개의 스팩을 상장시켰다. 이 가운데 합병에 성공한 기업은 ▲선데이토즈 ▲우성아이비 ▲셀바스헬스케어 ▲로보로보 ▲미래생명자원 ▲에치에프알 ▲모비스 ▲지엔원에너지 ▲덴티스 등 9곳이다. 60%의 성공률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모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측정받기 어려우리란 우려가 등장하자 다른 증권사들도 스팩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상장과 합병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로 상장 및 예정·청구·승인을 신청한 스팩은 1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30개의 스팩이 새롭게 등장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못지않은 활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올 5월까지 코스닥 스팩 합병을 확정한 기업은 12곳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연간 스팩 합병건수인 11건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합병 성공 사례도 성장세다. 올해 애니플러스(미래에셋대우스팩2)와 네온테크(DB금융스팩6), 레이크머티리얼즈(동부스팩5), 지엔원에너지(하나금융스팩10), 나인테크(교보스팩7) 등 5개사가 스팩합병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병사례가 1건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급성장한 수치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올 1분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직상장하는 기업이 자금조달에 불리함을 이유로 직상장이 많이 줄어들면서 IPO실적도 악화됐다"며 "미리 상장해놓은 스팩을 활용한 합병과 신규 IPO에도 속도를 붙여 불황을 타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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