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리보 산출 중단 대비해야"…금융사 CEO에 공개서한
입력 2020.05.12 12:00
수정 2020.05.12 10:06
약 2000조원 규모의 국내 금융상품과 연계된 리보 금리 산출이 중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한은은 12일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의 공동단장인 윤면식 부총재가 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 금융투자사,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의 CEO 및 금융권 협회장 등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윤 부총재는 리보 산출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금융계약의 당사자인 민간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보는 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일컫는 표현이다. 그런제 지난 2012년 일부 해외 대형 투자은행이 리보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을 낳았고, 그 결과 2022년 산출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세계 각국은 리보를 대체하는 지표금리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정책당국과 개별 금융사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보 산출중단이 국내 원화거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파생상품거래와 외화예금·대출, 외화채권 발행·매매 등 외화거래에는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보 금리와 연결된 국내 금융상품 잔액은 지난해 6월 기준 1994조원에 달한다. 2022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리보 연동 외화거래 계약만 683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정책당국은 업계 중심으로 설립된 리보금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민간의 전환 노력을 지원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우선 한은은 주요국의 리보 산출 중단 대응과 현물상품 거래 이전방법 등에 대한 최신 동향 및 정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가 전담임원을 지정하도록 하고 이행계획서와 진행 상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사도 리보금리 대응 TF를 통해 국내외 대응 현황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전담조직 구성 ▲관련 영향 평가 등의 전환계획 수립 ▲기존 및 신규 계약 변경 ▲내부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윤 부총재는 서한에서 "국내 금융사들도 2022년부터는 리보 대신 영국과 미국 등의 새로운 지표금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각 금융사 CEO는 지표 전환에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