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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 안철수, 야권서 영향력 행사 가능할까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5.07 16:54 수정 2020.05.07 16:55

안철수, "보수 아닌 야권" 강조…타 정당과 연대 가능성 열어놔

적은 의석수·애매모호 정치적 스탠스에 "딜레마 빠졌다" 평가도

이준석 "대선에서 야권 단일주자로 뛰고 싶은 의지 드러낸 것"

박지원 "보수·진보 왔다갔다 하면서도 그 위치 확보…특이한 존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혁신준비위원회 1차 회의 및 총선평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혁신준비위원회 1차 회의 및 총선평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을 '보수' 아닌 '야권'이라 강조하며 향후 정국 구상을 밝혔다.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3석'이라는 적은 의석수와 애매한 스탠스로 인해 안 대표의 영향력이 어느 수준에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안 대표는 6일 오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는 야권이다. 보수라고 말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책임 많은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의견을 견지해왔다"며 "저는 생각이 변한 게 없는데 보수정당이 집권할 때 야권으로서 비판하면 진보라고 하고 지금 같은 구조에서 정부를 비판하면 보수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정책의 관철을 위해서는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을 잡는 게 국회의 작동원리"라며 "저희가 누구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제안한 대안에 여당이 동의하면 여당과 손잡고 통과시키고 야당이 동의하면 야당과 손잡는 것이다. 이것을 100% 여당과 하거나 100% 야당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당초 미래통합당이나 미래한국당과의 연대 및 합당은 절대로 없다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앞서 불거진 미래한국당과의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에 국민의당 측이 거부감을 표했지만, 7일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본진인 통합당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주장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 인사들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안 대표가 현재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안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 되어 줬던 지역은 호남이다. 하지만 현재 호남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은 민주당 아닌가, 역설적으로 이들과 대립각을 세우려면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으로서는 여타 보수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한다면 애매한 정치적 스탠스가 계속해서 안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안 대표가 "나는 야권이지만 보수는 아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서 야권 단일주자로 뛰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며 "총선 민심으로 봤을 때 순수 자유주의적 우파보수라는 개념으로 다음 대선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 보수 진영도 회의적이다. 굳이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 것은, 안 대표가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모호한 입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의 현란하지만 내용 없는 언어가 다시 들려온다"며 "그는 언제나 일구이언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한솥밥을 먹어본 이들로서는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언어는 늘 자기중심적이고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대한민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라며 "이게 굉장히 한계가 있는데, 그렇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분은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안 대표 2명밖에 없다. 보수, 진보 각 당을 왔다 갔다하면서도 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분도 없기 때문에 좀 특이한 존재"라고 꼬집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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