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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야구야!➀] 개막해도 그리운 야구, 직관은 언제부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5.04 07:03 수정 2020.05.04 12:41

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무관중 경기 체제 ‘안전 우선’

야구장 특성상 ‘거리두기 1m’ 일괄 적용 재고 필요

잠실야구장에서 무관중 속 치러진 연습경기.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잠실야구장에서 무관중 속 치러진 연습경기.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를 딛고 KBO리그가 마침내 개막한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어린이날인 5일 문학(한화-SK), 잠실(두산-LG), 수원(롯데-KT), 대구(NC-삼성), 광주(키움-KIA) 등 5개 구장서 일제히 개막전을 치른다. 예정보다 38일 늦은 2020 프로야구 개막이다.


‘야구가 고팠던’ 많은 야구팬들이 경기장에 운집해 함성을 내지르고,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 속에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구단 관계자들은 관중맞이에 분주해야 하지만 코로나19는 모든 패턴을 바꿔놓았다. 당분간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개막전은 고요하게 치러진다. 이렇게 개막하는 것도 축복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갈증을 느끼는 야구팬들은 개막을 넘어 ‘직관 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야구팬들은 “지하철이나 술집, 식당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실내에서도 그렇게 생활하는데 실외의 넓은 야구장이라면 입장을 허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일괄적인 적용에 아쉬움을 표한다. 밀폐된 공간과 달리 야구장은 실외인 데다 좌석도 경사를 두고 위치한다. 게다가 입장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내에 비해 야구장이 비말에 의한 감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따라서 1m 거리두기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KBO는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입장 관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중앙방역본부가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1m 이상을 유지하려면, 야구장에서는 좌석 2개를 비워야 한다. 이런 방식이면 관중석의 10%밖에 채우지 못한다. 가족(일행)끼리는 인접해 앉고, 주위 좌석을 비우면 좌석 점유율을 40%이상 올릴 수 있다.


구단이 살아야 KBO리그 산업화도 이어진다. 현재 모기업을 둔 KBO리그 구단의 한 해 운영비는 약 30%(입장 수입)-30%(방송 중계권료)-40%(모기업 지원금과 마케팅 수익)의 비율 구조인데 무관중 체제가 이어진다면 산업화에 큰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 뉴시스 ⓒ 뉴시스

물론 무관중 원칙을 깨고 팬들을 관중석에 불러 모았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타격은 더 커진다. 선수 중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 일정은 3주 이상 중단될 전망이다.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프로야구 산업화가 식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다.


산업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퀄리티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감독들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이 없다는 것은 뛰는 맛도 치는 맛도 던지는 맛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관중으로 연습경기를 치른 지방팀의 한 선수는 “지금은 연습경기라는 생각이 있어 덜 하지만 개막전이나 어린이날에도 그렇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재미도 없을 것 같다”며 “관중들이 들어온 작년 시범경기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자기 동기부여와 팬들이 보내주는 에너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 그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간절함은 말할 것도 없다.


서로의 소중함을 절실히 체감한 가운데 텅 빈 경기장에서 이렇게나마 소중한 시작을 함께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로 인해 곁에 있어도 그리운 야구가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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