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새 원내대표 누가 될까…필수 자질은 노련미·소통·협상력
입력 2020.05.03 06:00
수정 2020.05.03 04:51
초거대 여당' 상대·'김종인 비대위' 매듭 절실
노련미·소통 능력·대여 협상력 등 자질 요구
5선 서병수·4선 김기현 등 중진들, 3일 만찬 회동
5선 주호영, 원내대표 출마 '가닥'…"4일 입장 발표"
미래통합당이 오는 8일 21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을 선출하기로 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질로는 '노련미', '소통 능력', '대여 협상력' 등이 꼽힌다.
4·15 총선에서 참패해 84석(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과 합당시 103석)을 얻는 것에 그친 통합당의 새 원내대표는 180석에 달하는 '초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문제를 더 이상의 소란 없이 매듭지어야하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 세력과 '반(反)김종인 비대위' 세력 간의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5선의 서병수(부산진갑) 당선인과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4선의 이명수(충남 아산시갑) 의원과 김기현(울산 남을)·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인, 3선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 등이 있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 1일 당내 의원들 중에선 처음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한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복당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5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과 4선의 박진(서울 강남을) 당선인은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3선의 김도읍(부산 북강서을)·장제원(부산 사상)·유의동(경기 평택시을)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5선의 주호영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질과 관련해 '소통 능력'과 '대여 협상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월요일(4일)쯤에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며 "새 원내대표는 우리당 의원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 의원들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저쪽(더불어민주당)과 협상해본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문제에 대해선 "차기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기현 당선인은 '대여 협상력'과 총선에서 참패한 당을 재건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경륜과 노련미' 등을 새 원내대표에게 필요한 자질로 꼽았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른 김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여대야소(與大野小)'인 21대 국회에서 야당의 존재 가치와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 문제가 원내대표 경선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문제는 새 원내대표가 당론을 모아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3일로 예정된 4선 이상 중진들과의 회동 이후 원내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내일 지역에 상관없이 4선 이상 중진들과 모이기로 했다"며 "당내 불협화음을 줄이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하기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 출마와 관련해) 서로 조율을 해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새 원내대표는 180석 거대 여당에 맞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비대위 문제로 사분오열된 당을 잘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와 관련해선 "물 건너 간 것 같다"며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하면서 8월에 전당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당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우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지 확인했는데, 그 멀어진 민심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분이 새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며 "당내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설'과 혼선이 있는 '김종인 비대위'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