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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연습벌레’ 임영웅의 무서운 성장 속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4.30 11:19 수정 2020.04.30 23:36

기본적 연습시간만 10시간 훌쩍 넘기기 일쑤

노련한 보컬에 예능감까지, 성장하는 캐릭터

ⓒTV조선 ⓒTV조선

방송가를 누비는 트로트가수 임영웅은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최대 수혜자로 불린다. 방송 출연 한 번으로 올해의 가장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으는 인물이 되고, 방송가와 축제,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잇따른다. 소위 ‘대박’을 쳤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인기는 단순히 경연 프로그램의 1등자리를 잡아서만은 아니다. 분명 ‘미스터트롯’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화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 그가 쌓아온 내공이 워낙 탄탄해서다.


임영웅은 트로트가수로 데뷔 전 가수를 꿈꾸던 실용음악 전공자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 유명한 ‘친구 따라 갔다가 합격했다’는 일화도 있다. 음악 학원의 자체 시험이 있는데 우연히 친구를 따라 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임영웅만 붙었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 전 보컬팀 어썸블라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임영웅의 인생을 바꾼 건 ‘트로트’였다. 우연히 지역 대회에 출연하면서 잠재된 ‘끼’를 찾은 그는 포천의 한 가요제에서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른 후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이후 트로트로 대회를 나갔을 때는 거의 1위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21015년 상하반기 아이넷청년 트로트가요제에서 각각 금상과 은상을, 고창구시포 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가 트로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결정적 계기는 KBS ‘전국노래자랑’이었다. 2016년 KBS 전국노래자랑 포천 편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면서 트로트 가수로 진로를 변경했고, 같은 해 ‘미워요’ ‘소나기’로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뭣이 중헌디’를 발표하고 ‘아침마당’ 출연 이후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는데, ‘미스터트롯’이 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어떻게 그가 ‘진’(眞)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인지를 분석하려면 방송을 통해 “안정적이다” “지적할 부분이 하나도 없다” 등의 평을 얻은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임영웅은 자신의 단점을 노련하게 숨길 줄 아는 영리한 보컬이다. 또 음정 하나하나마다 강약을 주면서 섬세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임영웅의 강점이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것이 알려져 있을 정도로 임영웅의 영리한 보컬은 연습에서 비롯됐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수만 개 조합 중에서 최적의 소리를 찾은 뒤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한다고 하는 게 그의 방식이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연습시간은 10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임영웅은 보컬이 자로 잰 듯 형식에 얽매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형식적 완성도는 물론, 이를 넘어서 임영웅식 감성적인 트로트라는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이 역시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발라드 팝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내공이 있던 덕이었다. 결국 임영웅은 꾸밈없이 말하듯이 내뱉는 목소리로 대중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길 줄 아는, 음악에 체온을 담아내는 가수가 됐다.


한번 날개를 단 임영웅의 성장은 무서운 속도를 보였다. 일단 음원 성적에서부터 다른 출연자들과는 다른 파급력을 보여줬다. 28일 기준 멜론 일간 차트를 살펴보면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바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고, 30일 오전 7시 기준 실시간 차트에서는 ‘이제 나만 믿어요’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바램’ ‘보랏빛 엽서’ ‘배신자’ ‘일편단심 민들레야’ ‘상사화’ ‘두 주먹’ ‘데스파시토’(Despacito) ‘계단말고 엘리베이터’ ‘미워요’ ‘소나기’ ‘뭣이 중헌디’ ‘따라 따라’ 등 최근 내놓은 음원은 물론이고 경연 프로그램 출연 이전에 내놓았던 곡들까지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트로트 가수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음원 성적 뿐 아니라 최근 방송가는 누비면서 예능적인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스타에게 필요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끼’를 언급한다. 임영웅은 최근 ‘뭉쳐야찬다’ ‘끼리끼리’ ‘아는형님’ ‘라디오스타’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순수하면서도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하는 가수다.


다방면에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임영웅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3일 ‘미스터트롯’ 특전곡으로 내놓은 ‘이제 나만 믿어요’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향후 온전히 임영웅의 이름으로 내놓을 앨범에도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대중은 물론이고 관계자들도 크게 우려는 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어제도, 오늘도 그랬듯, 내일도 변함없이 노래하겠다”고는 임영웅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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