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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품은 송가인, 젊은 층까지 휘어잡은 임영웅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4.24 09:05 수정 2020.04.24 09:05

송가인-임영웅, 트로트 전성기 이끈 주역들

임영웅, 트로트 가수로 이례적인 음원차트 성적

ⓒTV조선, 포켓돌스튜디오 ⓒTV조선, 포켓돌스튜디오

아이돌 가수를 준비하던, 혹은 데뷔한 후 실패한 이들이 트로트로 방향을 바꾸던 때가 있었다. 비교적 경쟁이 덜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던 트로트 시장이 TV조선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까지 이어지면서 활개를 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송가인과 임영웅이 있다.


각각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진(眞)으로 꼽힌 송가인과 임영웅이 ‘대세’ 반열에 올랐다는 것에 누구도 이견은 없을 거다. 실제로 방송가와 축제 등에서 이들을 향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심지어 이들을 내세운 프로그램까지 론칭될 정도로 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도 다른 점은 있다. 송가인이 어르신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임영웅은 보다 폭넓은 팬층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들의 이용이 주가 되는 음원사이트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영탁의 ‘찐이야’(69위) 외에 23일 11시 기준 멜론 실시간 음원차트 TOP100에 이름을 올린 트로트 곡들은 모두 임영웅이 부른 노래다. ‘이제 나만 믿어요’(28위)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36위) ‘바램’(43위) ‘보라빛 엽서’(60위) ‘배신자’(70위) ‘일편단심 민들레야’(76위) ‘두 주먹’(83위) ‘그 겨울의 찻집’(100위) 등이 랭크되어 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각각의 방송 종료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 주간차트를 살펴봤다. 4월 13일부터 19일까지 주간차트에서 임영웅은 ‘이제 나만 믿어요’(34위)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70위) ‘바램’(92위) 등을 차트인 시켰다. 반면 ‘미스트롯’ 방송 종료 후 한 달 후인 2019년 6월 3일부터 9일까지 주간차트에서는 송가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분명 송가인의 파급력은 그 때는 말할 것도 없고,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유는 팬덤의 연령층 때문이다. 실제 콘서트 예매율을 살펴보면 송가인의 팬층은 중장년층에 쏠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영웅의 경우는 30대에 쏠려 있고, 나머지 연령층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열린 두 사람의 콘서트를 비교해봤다. 임영웅의 경우엔 방송 이후에는 개인의 이름으로 아직까지 콘서트를 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점은 감안해야 한다. 송가인은 지난해 11월 3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송가인 리사이틀 어게인’을 개최했다. 당시 연령별 예매율을 보면 50대가 38.5%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1.8%), 30대(16.8%), 20대(14.7%), 10대(1.3%)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16일 서울 마니라에서 진행된 ‘트로트신 임영웅 런치 콘서트’의 경우는 30대가 36%로 가장 많았고, 20대와 30대, 50대가 14.7%로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 10대는 1.3%에 그쳤다.


같은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두 사람의 팬층이 극명하게 나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 팬덤이 남성에 비해 음반 구매와 스트리밍 등에서 확연히 두드러지는 현상이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남녀의 차이로만 단정 지을 순 없다. 남녀의 차이를 넘어 근본적으로 두 사람이 선보이는 음악의 차이를 논해야 설명이 가능하다.


송가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판소리를 시작한 국악 전공자다. 이를 바탕으로 정통 트로트에 최적화된 보컬을 선보이고 있다. 특유의 구슬픈 향이 국악의 발성법과 결합하면서 더욱 강하게 와 닿는다. 물론 ‘더콜’ 등의 방송을 통해 발라드와 록 등 대부분의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폭넓은 음역대를 가리지 않는 파워풀한 소리와 허스키한 보이스로 정통 트로트를 부를 때 송가인의 매력이 극대화된다. 예쁜 외모에 털털한 성격의 젊은 가수가 정통 트로트를 주무기로 하면서 중장년층 팬들의 심금을 울린 셈이다. 송가인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팬클럽의 성향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돋보기 안경, 소주잔 등이 굿즈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이 역시 장년층 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영웅의 보컬 스타일은 ‘깔끔’ 그 자체다. 사실 음역대가 다소 좁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를 관객들이 느끼지 못하도록 감출 수 있는 노련함을 가졌다. 또 음정 하나하나마다 강약을 주면서 섬세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임영웅의 강점이다. 특히 실용음악을 공부한 만큼, 발라드 팝 등을 두루 소화할 정도로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다보니 포용할 수 있는 팬의 연령층의 폭도 넓다. 꾸밈없이 말하듯 내뱉는 임영웅의 목소리가 젊은 층들까지 끌어들인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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