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장] "개학하면 우리 아이 어쩌나"… 소형마스크 부족 '심각'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4.28 06:00
수정 2020.04.28 05:38

공적마스크 2매→3매 늘어나…성인용 공급은 안정세

개학 앞두고 소형 수급난 여전 '하늘의 별 따기'

"학부모들 걱정 덜어줄 수급 대책 필요"

정부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등교개학 시기와 방법을 다음 달 초까지 확정하겠다고 하자 개학 전 소형 마스크를 미리 사놓으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마스크 있나요?" "네 3장 드릴까요? 여유 있어요."


지난 27일 둘러본 서울 약국들의 풍경은 불과 두 달 사이 확 달라져 있었다. 새벽부터 길에 늘어섰던 구매 행렬은 사라졌고, 마스크 재고는 넉넉했다. 이날 방문했던 서울 고속터미널 인근 약국 5곳 가운데 재고가 없다는 대답은 1곳에 불과했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몰려드는 시민들이 줄면서 약국에서도 손님 대응에 여유가 생긴 듯 하다.


이날부터 한 주에 1인당 구매 가능한 공적마스크 수량이 2매에서 3매로 늘어났다.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주일간 시범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기로 해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자 마스크 수요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요 며칠 사이 하루 10명만 발생했다.


마스크를 사려는 인파가 사라지고 한산한 모습의 약국들.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하지만 약국마다 소아나 어린이용 소형마스크는 여전히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A약국 약사는 "요즘엔 대형마스크는 재고가 남을 때도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데, 소형은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 들어오는 대로 소진되는 편"이라며 "개학을 앞두고 소형이 가장 많이 나가는데 들어오는 물량은 그때그때 달라서 항상 재고가 없다. 수급 조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약국에서 대형 마스크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아이들 마스크는 약국 여러 곳을 방문해도 재고가 없다. 중형이나 대형은 커서 아이한테 맞지가 않다"면서 "맘카페에 소형마스크 구매 가능한 약국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하는데 그 사이 다 팔려서 허탕을 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약국에서 소형마스크 구매가 여의치 않자 학부모들이 인터넷 맘카페 등에 소형마스크 구매처나 구매 약국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중인 소형 마스크와 한 켠에 쌓여있는 공적마스크 재고 박스.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재고 쌓이는 성인용 대형 마스크… 소형만 품귀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2월 말 350만장에 불과하던 공적마스크 수급량은 지난달 말 기준 800만장으로 늘었다. 이달 초부턴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약국에 마스크 재고가 늘었고, 식약처는 지난 23일 약국에 공급하는 공적마스크 물량을 475만5000장으로 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치원생이 사용하기 적당한 소형마스크 공급량은 성인용(중형, 대형)에 비해 적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오프라인 개학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학부모들의 마음이 급해졌다. 정부가 시사한 대로 단계적 등교가 시작되면 소형 마스크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소형 마스크를 약국에서 구하기 어렵다보니 대형과 맞교환 한다는 글도 온라인상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부 학부모들에게는 비싼 값을 주고라도 소형을 구매해 두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전전하는 일이 하루 일과가 됐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약국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대형 여러장과 맞교환 한다는 글도 종종 올라온다.


“소형 마스크 어디서 구매했느냐”는 게시글과 문의도 자주 올라온다. 한 학부모는 “공적 마스크를 적금 모으듯이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5월에 개학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니까 불안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소형마스크가 품귀 현상인 것은 생산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약사는 "규모의 경제 때문에 대형보다 적게 팔리는 소형 마스크를 많이 생산하지 않고 공급량도 적다"면서 "초소형이나 소형 마스크 생산라인을 갖춰봤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재고가 쌓일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날 공적마스크를 약국 765만개, 하나로마트 10만9000개, 우체국 8만개 등 총 1087만5000개를 공급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