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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코로나에도 영업익 1조 돌파 '어닝서프라이즈'...2Q는 난망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김은경 기자
입력 2020.04.07 16:39 수정 2020.04.07 16:42

코로나 확산에도 가전·TV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와 판매 호조 힘입어

스마트폰 부진 여전...2Q부터 악영향 본격화로 북미·유럽 타격 우려

유럽지역 거래선 관계자들이 2020년형 LG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유럽지역 거래선 관계자들이 2020년형 LG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2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성과를 냈다.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신 가전과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TV와 가전을 합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다.


다만 1분기 호실적으로 이어졌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2분기부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LG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4조7287억원과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14조9151억원·영업이익 9006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1.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이번 성적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8474억원)보다 28.7%가 높은 수치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약 2000억원이나 많은 수준이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2009년 2분기(1조2400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 2018년 1분기(영업이익 1조1078억원)에 버금가는 성적표로 2년만에 분기 영업익 1조원대 벽을 돌파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산뜻한 출발이다.


◆ 가전·TV 쌍끌이에 이노텍 흑자 반영...스마트폰 적자 지속


올 1분기 호 실적도 역시 가전과 TV의 쌍끌이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로 보인다.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가 7000억원 중반대, TV가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3000억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년동기인 지난해 1분기 양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7280억원(H&A)과 3470억원(HE)였다.


양 본부가 합쳐 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2년 전에도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는 각각 5531억원과 5773억원으로 당시 기준 가장 많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두 본부가 합쳐 분기 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에 원자재 자격 하락으로 인한 제품 생산 단가 감소로 인한 수익성 확대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해외 판매가 늘어났고 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의류관리기·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판매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TV도 가격 하락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에 경쟁업체의 생산차질이 겹치면서 반사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격이 다소 하락하면서 구매 수요가 늘면서 판매가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중국 TV업체들과 달리 물량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LG전자 스마트폰 ‘V60 씽큐 5G’.ⓒ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V60 씽큐 5G’.ⓒLG전자

다만 스마트폰의 부진은 지속됐다. 스마트폰이 주축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1분기 약 2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20분기 연속 적자 지속으로 신모델 출시가 없었고 기존 모델들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소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으로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각각 소폭의 영업흑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전체 회사 실적의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LG전자의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되는 LG이노텍도 애플 효과로 흑자전환하면서 호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적자가 지속됐지만 가전과 TV의 쌍끌이 효과가 두드러진 가운데 LG이노텍의 가세가 호 실적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악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은 수치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악영향 본격화로 2분기 전망 ‘먹구름’


LG전자가 1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부터는 쉽지 않은 사업환경으로 긴장감은 오히려 높아지는 분위기다. 회사의 매출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에서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1분기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2분기에는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러시아·인도 등 현지 생산공장이 일시적으로나마 셧다운(페쇄) 조치된 것이 2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와 유럽의 가전 유통망 중단 등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구조적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TV는 코로나19 영향에 올해 7월로 예정됐던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로 주요 스포츠 행사 특수가 사라지게 된 상황이어서 2분기 타격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LG전자 모델들이 7일 출시한 휘센 씽큐 에어컨 ‘듀얼 스페셜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7일 출시한 휘센 씽큐 에어컨 ‘듀얼 스페셜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LG전자

스마트폰도 신제품 부재 등으로 2분기 흑자 전환은 요원하고 적자 축소를 기대해야 하지만 수요 부진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LG이노텍의 애플 부품 공급 효과도 지속 가능할지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2분기 하락 후 3분기 반등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성수기인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와 가전 모두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수익성 확대는 계속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세트(완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북미와 유럽 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향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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