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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철강 수요 감소, 조선 발주 지연…위기 현실로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3.18 05:00 수정 2020.03.17 14:36

철강사, 글로벌 완성차 셧다운에 도미노 악재

조선사, LNG선 프로젝트 연기로 '노심초사'

고로 출선 장면ⓒ포스코 고로 출선 장면ⓒ포스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풍이 유럽과 미국마저 강타하면서 국내 철강·조선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완성차들의 셧다운(일시적인 가동중단)으로 인한 판매 축소를, 조선업계는 선사 및 오일메이저들의 발주 연기 또는 취소로 수익성 개선이 더뎌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으로 철강·조선업계는 각각 글로벌 완성차업체·선사들의 발주가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판매가 양호했던 미국과 유럽 시장이 코로나19 악재를 만나면서 올해 목표(53만6000대)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동차업계의 부진은 곧 철강업계 타격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강판 판매가 막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국내 완성차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차강판 판로를 넓혀왔다. 그러나 폭스바겐, 포드, FCA 등 유수의 자동차브랜드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잇달아 가동을 중단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


현대제철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자체 생산하는 자동차강판 대부분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장기화될수록 현대제철의 수익성 악화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수요 부진으로 올 1분기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약 4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에 이어 2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게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전년 동기 보다 76% 미끄러진 508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고정비 부담으로 당기순이익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올해 대형 프로젝트를 기다리고 있는 조선사들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대형 선사들의 발주가 연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기에 산유국간 증산 경쟁으로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뜩이나 저조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막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황 악화로 수 년간 구조조정을 단행해온 조선사들은 수주 절벽에 직면하게 될 경우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현재 가시권에 있는 LNG 프로젝트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발주하는 40척, 미국 에너지업체인 아나다코(Anadarko)의 모잠비크(Mozambique)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16척,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쇄빙선 20척 등이 있다.


업계는 조선·해운 시장이 불안해진데다 시황도 떨어지고 있어 프로젝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있는 만큼 발주처들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다.


실제 글로벌 오일 메이저 엑손모빌의 로부마(Rovuma) LNG 프로젝트는 연내 발주가 불투명해졌다. 2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미국 수출입은행(US EXIM)이 돌연 지원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로부마 1단계 사업은 모잠비크 Area4 광구 내 맘바(Mamba) 가스전에서 채취한 가스를 육상 LNG 트레인 2개를 통해 연간 1520만톤(t)의 LNG를 액화‧판매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고 있다. 예정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오는 2025년경 상업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수출입은행이 중국업체의 참여를 이유로 대출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로부마 프로젝트는 연내 발주가 어려워졌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했으나 중국업체의 참여로 변경될 가능성이 생겼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LNG운반선 14척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중공업 도크를 예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시황,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년에 실현된다 하더라도 중국업체가 참여하게된 만큼 14척 모두 국내 조선사가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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