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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브리핑] MBC노동조합 “신천지 교주는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왔을까”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입력 2020.03.03 17:39 수정 2020.03.03 17:40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박근혜 시계’와 관련한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에 대해 “오후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국민일보 중앙일보 YTN을 필두로 수많은 언론사들이 ‘이만희의 시계는 가짜’라는 기사를 쏟아냈는데도, MBC는 모른 척 의혹만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하 MBC노동조합(제3노조)의 입장 전문>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3월 2일 기자회견을 했다. 국민들께 사죄한다면서도 횡설수설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기자회견이 끝나고 언론의 관심은 이만희가 차고 나온 시계에 집중됐다. 황금빛 시계에는 ‘박근혜’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이만희는 시계 파문을 의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겨울에 손목이 드러나도록 반팔 와이셔츠를 입었고, 동영상을 보면 왼팔의 동작이 크고 어색했다.


그러나 이만희 교주에게는 불행히도 ‘박근혜 시계’는 가짜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때 청와대는 은색 시계만 만들었던 것이다. 이만희가 평소 황금빛 시계를 좋아했던 취향이 중요한 때 실수를 불렀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돈 많은 사이비 교주가 값싼 청와대 기념품을 차고 나왔을까? 이날 MBC 보도에 그 단서들이 보였다. MBC 뉴스데스크의 이만희 기자회견 두 번째 리포트에서 이재은 앵커는 “이 총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차고 나와서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기주 기자는 “회견 내내 이만희 총회장이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계를 둘러싸고 기자들의 질문도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본 시청자들은 이만희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계를 받았거나 무슨 관련이 있나보다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오후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국민일보 중앙일보 YTN을 필두로 수많은 언론사들이 ‘이만희의 시계는 가짜’라는 기사를 쏟아냈는데도, MBC는 모른 척 의혹만 제기했다. 임금님 당나귀 귀 전설처럼 지금 MBC 기자들은 퇴근하면서 어디 대나무 숲에 들어가 구덩이를 파고서야 진실을 보도하나 보다.


MBC 뉴스데스크는 또 “야당 지도자들이 신천지를 비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는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지상파 3사 중 MBC만 보도했다. 당연히 야당은 누가 어떻게 신천지를 비호했는지 밝히라고 반발했다.


MBC 뉴스데스크의 3월 2일 코로나 바이러스 기사 26건 가운데 3분의 1인 9건이 신천지 관련 기사였다. 어린이들이 보고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이 신천지이거나 방역 책임자가 신천지인 것으로 오해할까 걱정이다. 「이만희 시계 · 신천지 비호 총선이슈 부상」이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처럼 관변매체들의 슬픈 몸부림으로 비춰져 가슴이 아프다.


2020년 3월 3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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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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