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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상] 4·15 총선 핵심 키워드 '청년', 진보 청년정치인 이동수에게 듣는다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1.27 08:00 수정 2020.01.27 08:23

'청년정치크루' 李 "기존 청년정치는 단순참여"

"청년이 직접 정책에 목소리 내야 한다는 인식"

"평범한 사람 일상을 바꾸는 정책 고민하고파"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청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을 겨냥한 정책 마련과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청년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청년정치인의 국회 입성이 기대된다.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는 청년정치인들을 데일리안이 만나봤다.


지난 2017년 청년 정책 개발을 위한 싱크탱크 ‘청년정치크루’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는 1988년생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동수 대표는 기존의 청년정치를 청년들이 단순히 정당에 참여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정도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동수 대표는 “정치권에서 청년들이 직접 정책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이 많아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청년정치크루 활동을 통해 채용 공고에 초봉을 공개하고 불합격자에 대한 통보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취업준비생 보호법’ 등을 만들어 실제 국회 발의를 이끌어 내는 등 청년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왔다.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 등 다양한 정당에 소속된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정책들을 많이 고민하고 정치권에 전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하 이동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동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청년정치크루 멤버들. (왼쪽부터 이루다·강성찬·김수한·이동수·박겸송·김대영·정호섭)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이동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청년정치크루 멤버들. (왼쪽부터 이루다·강성찬·김수한·이동수·박겸송·김대영·정호섭)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Q. 이동수 씨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소개 한 마디.


A. 청년정치크루 대표이다. 진보나 보수 같은 ‘진영’에 얽매이지 말고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어 반영해 보자는 취지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에 환멸·혐오를 느끼는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정치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최근 그 일환으로 사북사건, 제주 4·3사건, 베트남전쟁 등을 다룬 「어른이 정치사」라는 책을 냈다.


Q. 청년정책 싱크탱크 '청년정치크루'를 설립한지 만 4년이 넘었다. 소회는?


A. 취업준비생 시절 인턴 열정페이, 구직자에 대한 착취 등에 분노해 청년정치크루를 결성하고 「취업준비생보호법」, 「취업사기방지법」 등을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했다. 일부가 반영되기도 했다. 이제는 정치권의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시는데 그럴수록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 할 곳이 없어 내게 도와달라고 할 때가 종종 있다. 아직 아무 것도 아니지만, 친구들 입장에서는 어디에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이다. 인터뷰를 할 때든 정치인들을 만날 때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Q. 청년정치크루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해달라.


A. 우리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청년정책 싱크탱크’다. 정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정책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기존의 청년정치는 정책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는 정당에 참여하고, 젊은 사람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정도에 그쳤다. 3년 전 「취업준비생보호법」이 제법 화제가 된 이후로 정치권에서 청년들이 직접 정책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이 많아졌다. 문화를 바꾸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Q. 청년정치크루를 운영하며 보람찼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


A. 우리가 마련한 청년정책 아이디어에 대해 당사자들이 크게 공감해줄 때 가장 기쁘다. 예컨대 대학교 수강신청과 관련한 문제가 그렇다. 대학들이 심지어 전공필수 과목들도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업을 개설해 학기 초마다 수강신청 전쟁이 벌어지지 않나. 전필 과목만이라도 부족함이 없도록 교육부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얼마 전 한 대학교 학생들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이 내용을 말하니 꼭 필요한 거라고 공감해줬다. 뿌듯했다.


Q. 크루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저서도 집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의 책을 집필하는가.


A. 「어른이 정치사」 이후 새 책을 쓰고 있다. 정치양극화에 관한 내용이다. 과거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때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제에 대해 타협하고 양보했다. 그러나 요즘 국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치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다룰 예정이다. 3월에 나온다.


Q.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A.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 등 다양한 정당에 소속된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시하는 모든 이슈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역사관 등 기본적인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정당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스스로 정당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청년들에게 "정당에 참여하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나.


Q. 현실정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A. 꼭 국회의원이 되어야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회가 되면 하겠지만, 공천 받자고 당에서 하는 이야기 그대로 하면서 상대방에게 손가락질 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계속 책을 내고 방송도 하면서 독자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정책들을 많이 고민하고 정치권에 전달하고 싶다.


Q. 청년정치인이 아직 정치권의 주류가 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많다. 대한민국 청년정치 문화의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있다면 해결방안은?


A. 우리나라에서 40세 대통령이 나오면 망한다. 기성정치권은 결코 만만한 집단이 아니다. 정치인이 무서운 것은 그 개인이 가진 권한보다 그 자리까지 올라가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다. 반짝스타는 권력을 쥘 수는 있어도 이를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청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경험과 역량을 쌓을 기반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당들은 청년을 정치인 행사 머릿수 채워주는 존재로만 인식하는 것 같다.


Q. 청년들이 기성세대들에 비해 정치 자체에 무관심하다.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우리나라만큼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세상 어느 나라 젊은이들이 인터넷상에서 정치 관련 이슈로 웃고 분노하는가. 다만 문제는 그게 현실정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회 대부분의 행사는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오지 말라는 소리다. 정당 강연은 정치인들의 의정활동 자랑이 대부분이다. 일반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생겼을 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야 한다.


Q. 만20세 모든 청년에 3000만 원 지급(정의당), 청년 장병 우대법(새로운보수당), 청년 인재 영입·청년 출마자 비용 지원 등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정책 싸움이 치열하다. 평가를 내린다면?


A. 표를 의식해서라도 정치권이 청년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이럴수록 청년들이 몸값을 높여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잘 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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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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