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벌집' 건드렸나…극단주의 테러조직 '꿈틀'
입력 2020.01.09 16:01
수정 2020.01.09 16:10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연구센터장 "트럼프, 대선 앞두고 정치적 이익 몰두"
"미국세력 겨냥한 소규모 공격 지속할 듯…테러조직 활보 계기 제공"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연구센터장 "트럼프, 대선 앞두고 정치적 이익 몰두"
"미국세력 겨냥한 소규모 공격 지속할 듯…테러조직 활보 계기 제공"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은 이란 군부세력과 극단주의 테러조직들의 소규모 공격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쫓으면서 자국민을 더 큰 위험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전운이 감도는 중동과 한반도 위기' 정세분석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격 결정을 내린 것은 현 탄핵정국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센터장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스라엘 모사드와 협력해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작전을 10년 동안 추진해 왔다"며 "가급적 무력행사를 자제하더니 이번에 드물게 좋은 기회를 잡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국면을 회피하고 '강한 대통령' 이미지를 과시한다는 정치적 이익에 몰두해 폭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분명히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미군의 폭격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자국민들에게 '순교한 영웅'으로 추앙받는 분위기다. '피의 복수'를 다짐한 이란 군부는 강대한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기보다는 소규모 비대칭적 테러를 지속적으로 감행해 미국인 또는 우방·동맹국들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게 장 센터장의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5일 미국 연방자료보관 라이브러리 프로그램(FDLP)은 자신을 '이란 해커'라고 밝힌 공격자에게 해킹 공격을 당했다. FDLP 홈페이지에는 이란 정부를 옹호하는 메시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피를 흘리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또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육성한 시아파 민병대들은 인접한 미 우방국들에 보복 테러를 감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여러 척의 다국적 상선이 이란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이 드론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지 이틀 만에 미군기지 공격을 감행해 미국인 3명을 살해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알샤바브는 시아파인 이란 정부와는 대립관계에 있다.
장 센터장은 "극단주의 테러조직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싶어 하고, 적절한 타이밍이 왔을 때는 종파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솔레이마니 사살이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활보할 계기를 준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