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추행’ 교사, 2심에선 유죄…“언어적 표현으로 충분”
입력 2019.12.01 11:55
수정 2019.12.01 11:55
여자 중학생인 제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40대 교사가 항소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칭찬이나 격려의 의미로 다독여 준 것이라고 변론했으나, 법원은 학생들에 대한 칭찬은 언어적 표현으로도 충분하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경기지역 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중학교 3학년인 제자 13명의 머리와 등, 어깨, 팔 부위 등을 쓸어내리는 행위를 하는 등의 수법으로 40여 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행위가 학생들의 성적 자유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침해한 경우라고 단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신체 접촉은 중년의 성인 남성인 교사가 사춘기 여중생들에게 친근감이나 격려를 표시하는 정도로 보기 어려운 과도한 행동이었다”며 “그 신체 부위가 일반적으로 성적 민감도가 아주 높은 부위가 아니라고 해도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접촉된 신체 부위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 여중생인 피해자들은 이성과의 신체 접촉을 민감하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것이고, 설령 피고인 주장처럼 (당시의 신체 접촉이) 칭찬, 격려, 친밀감 등을 표현한 것이라면 보통은 언어적 표현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