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8일만에 긴급이송…"이 얼마나 비정한 정권이냐"(종합)
입력 2019.11.28 02:00
수정 2019.11.28 05:14
27일 저녁 11시, 의식 잃은채 발견…119 출동
애끓는 "여보, 여보" 외침 속 세브란스병원行
"위험한 고비는 넘겨…신장 좀 더 지켜봐야"
27일 저녁 11시, 의식 잃은채 발견…119 출동
애끓는 "여보, 여보" 외침 속 세브란스병원行
"위험한 고비는 넘겨…신장 좀 더 지켜봐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공수처법 포기 등을 내걸고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국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기에 이르렀다. 병원으로 옮겨진 황 대표는 의식은 회복했으며,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새벽 황 대표가 이송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긴급브리핑을 통해 "전해질 불균형이 장기화되면 뇌의 부종이 올 수 있는데, 검사 결과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었으나 경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의식은 회복했으며, 눈을 뜨고 알아보는 정도의 기초적인 회복만 됐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지 않았나 희망하면서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실까봐 바로 말씀드렸다"며 "우려가 되는 것은 신장 상태인데 그것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이던 전날부터 건강에 중대 고비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전에 농성 현장을 찾은 전광훈 목사는 "예상보다 좋더라. 저 정도면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연이어 천막을 찾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황 대표가 말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을 만류해 중단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단식에 따른 신장기능 저하로 단백뇨 증상이 나타나고 얼굴에 붓기가 심해지는 등 외견상으로도 이상 징후가 뚜렷해지자,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한국당 의원들은 대거 현장을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의원들을 대표해 농성 천막 안으로 들어간 나경원 원내대표의 단식 만류에도 황 대표는 "좀 더 (단식을)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에 이어 저녁 10시 무렵에도 다시 한 번 단식 중단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저녁 11시 무렵, 황 대표는 농성 현장이던 청와대앞 분수대에서 의식을 잃었다. 지난 25일부터 황 대표의 곁을 지키던 배우자 최지영 여사가 "좀 이상하다"며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다. 의원과 당 관계자들이 대기하던 의료진을 불러들인 결과, 의식저하가 확인됐다.
1시간전까지 현장 지켰던 나경원, 말 못 이어
"야당대표 단식 무반응…비정한 정권" 몸서리
한국당, 28일 긴급의총 소집, 강경투쟁 예고
이에 한국당은 즉각 119에 신고했으며,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황 대표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최 여사는 구급차에 실리는 황 대표를 바라보며 "여보, 여보"라고 연신 애타게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을 지키던 박대출 의원은 "사모님이 많이 놀랐다"고 안타까워했다.
황 대표의 긴급 이송 사실이 알려지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속속 세브란스병원으로 집결했다.
황 대표가 의식을 잃기 불과 한 시간 전인 저녁 10시까지도 농성 현장을 지키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병원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라며 "야당 대표가 그 추위 속에서 단식을 이어가는데, 정권에서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이 얼마나 비정한 정권이냐"라고 몸서리를 쳤다.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은 "대표가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내일이나 모레 정도가 최대 고비라고 생각해 밤에 갈 사람들은 가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생각도 못해보고 있다"고 당혹스런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28일 오전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인 청와대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던 한국당은 해당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본청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주재로 긴급최고위를 열기로 했다.
또, 한국당은 최고위 직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의원총회도 소집해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