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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가 5G폰 체험기-2] ‘스테이지 5G’, 카카오폰-카카오=0

김은경 기자
입력 2019.11.13 06:00
수정 2019.11.13 06:16

가격 대비 괜찮은 ‘스펙’…카카오 외 매력은 ‘글쎄’

온라인 자급제 판매로 이통사 공시지원금 못 받아

가격 대비 괜찮은 ‘스펙’…카카오 외 매력은 ‘글쎄’
온라인 자급제 판매로 이통사 공시지원금 못 받아


스테이지파이브 스마트폰 ‘스테이지 5G’를 한 손에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카카오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출시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스테이지(STAGE) 5G’는 국민 메신저 기업 ‘카카오’ 서비스가 선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폰’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박스에 포장된 제품을 개봉하기 전 반신반의했다. 미리 접한 제품 스펙은 가격대에 비해 나쁘지 않았으나 제조사가 낯설었다. 스테이지 5G 제조사는 중국 ZTE다. 사후서비스(AS)는 TG삼보가 제공한다.

박스 안에는 본체, 실리콘 케이스, 18W 충전기와 USB 타입-C 케이블, 이어폰, 이어폰 변환 잭,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 등이 들어 있었다. 본체에 3.5㎜ 이어폰 잭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3.5㎜ 잭 번들 이어폰이 들어있어 당황스러웠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USB 타입-C 단자에 별도 잭을 꽂아야 해 번거로웠다. 성능은 딱 번들 이어폰 수준의 음질을 제공했다. 생김새는 기존 애플 번들 이어폰과 유사하다.

스테이지파이브 스마트폰 ‘스테이지 5G’ 박스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제품을 손에 쥐어 드니 매끈한 돌을 만지는 듯 마감이 깔끔했다. 전면은 비슷한 가격대의 5G폰인 삼성전자 ‘갤럭시A90 5G’와 비슷했다. 카메라 노치 부분이 작고 베젤이 얇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제품 크기와 무게는 각각 73.4×159.2×7.9mm(가로·세로·높이), 175g으로 한 손에 쥐었을 때 부담스럽지 않았다. 물리 버튼은 모두 오른쪽에 배치돼 있어 통일감이 느껴졌다.

다만, 후면을 만지자 튀어나온 카메라의 과도한 존재감이 거슬렸다. 소위 ‘카툭튀(후면 카메라 돌출·카메라가 툭 튀어나옴의 줄임말)’가 조금 심했다.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제품에 흠집을 낼 위험이 있어 보였다.

후면에는 4800만(일반) 2000만(광각) 800만(텔레포토)화소 등 트리플 카메라가 세로로 탑재됐다. 전면에는 2000만화소 싱글 카메라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 스마트폰 ‘스테이지 5G’로 촬영한 광각(왼쪽), 초광각 이미지.ⓒ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카메라는 플래그십에 준하는 화소로 사진 촬영 시 색감과 질감 등을 깔끔하게 표현했다. 다만, 초광각 카메라로 야간에서 빛이 비치는 곳을 촬영하자 측면에 빛 번짐 현상이 일부 발생했다. 야간 모드도 전반적으로 괜찮은 성능을 보였다.

내부를 살펴보면 전원 버튼을 눌렀을 때 잠금화면에서 바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진입할 수 있는 단축 버튼이 왼쪽 하단에 배치돼 있었다. 기본 앱으로는 통화, 문자,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가 설정돼 있어 원하는 앱으로 바로 접근하기 편리했다.

기본 구성은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카카오 주요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내비,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의 프렌즈마블 및 프렌즈타운 게임 2종이 탑재돼 있다.

제품 자체 성능은 가격 대비 괜찮은 편이다. 6.47인치 FHD+(2400 x 1080)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으며 퀄컴 스냅드래곤855 플랫폼을 내장했다. 여러 앱을 동시에 구동할 때 버벅거림이 없었다.

스테이지파이브 스마트폰 ‘스테이지 5G’ 전면(왼쪽)과 후면을 각각 위로 둔 채 한 손으로 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램(RAM)은 6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은 128GB다. 최대 2테라바이트(TB) 마이크로SD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5G 네트워크 접속도 문제없었다. 5G 적합성 시험은 인포마크와 협력했다. 컬러는 ‘블루’ 단일 색상이며 배터리 용량은 4000밀리암페어시(mAh)다.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를 탑재했다는 것만으로는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제품 출고가는 81만4000원으로 국내에 몇 없는 중가형 5G폰 시장을 공략했으나 아직은 ‘네이버 스토어팜’과 ‘카카오톡 쇼핑하기’를 통해 온라인 자급제폰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갤럭시A90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최고 요금제 기준으로 30만원 중후반대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스테이지 5G는 제값을 다 주고 단말을 사야 한다는 뜻이다. 갤럭시A90 대비 장점은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방수와 방진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두 제품 모두 동일하다.

회사는 “5G 디바이스와 카카오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이 요구하는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선탑재된 카카오 서비스와 쿠폰 몇 장으로 소비자가 80만원을 선뜻 지불하기에는 망설여질 듯 하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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