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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GM 4년간 무분규 체제 구축…한국GM은 매년 첩첩산중

박영국 기자
입력 2019.10.26 17:22
수정 2019.10.26 20:50

미국은 4년마다 단협…한국은 2년마다 단협, 매년 임협으로 홍역

美 GM 경영안정화 속 한국GM 혼란 지속되면 물량배정 불이익 우려

미국은 4년마다 단협…한국은 2년마다 단협, 매년 임협으로 홍역
美 GM 경영안정화 속 한국GM 혼란 지속되면 물량배정 불이익 우려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노사가 합의안을 타결하며 앞으로 4년간 분규 없는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반면 한국GM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내년까지 미룬 상태인데다, 이후로도 매년 임협, 혹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26일 한국GM에 따르면 미국 GM 노사합의안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노조 표결에서 노조원 4만1000여명 중 5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즉각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6주 가까이 이어졌던 파업도 종료됐으며, 공장도 다시 정상 가동되게 됐다. 일부 지역에선 28일부터 생산이 재개될 전망이다.

합의안은 일부 임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모든 상근직 근로자에 대해 4년 내 최고 수준인 시급 32달러(약 3만7600원) 지급, UAW 소속 근로자에게 각각 1만1000달러(약 1300만원)의 타결 보너스 지급, 의료보험 기여분 현행 유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대신 사측은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있는 조립공장을 포함, 가동하지 않는 3개 공장을 영구 폐쇄키로 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합의안이 4년간 유지된다는 점이다. 경영진으로서는 앞으로 4년간 분규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국내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GM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GM의 경우 지난해 부도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각종 비용 절감 내용을 담은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올해 임협에서 노조가 합의 사항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11일 현 노조 집행부가 임협 결렬을 선언하고 내년에 출범하는 새 집행부에 교섭을 넘겼다.

노조는 내달 25~26일 1차 투표, 12월 2~3일 2차 투표를 거쳐 신임 지부장을 선출할 예정이며, 신임 지부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가 인수인계를 받고 내년 1월 출범한 뒤에야 올해치 임협 교섭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올해치 임협이 마무리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내년치 임단협 교섭으로 또 다시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매년 임금협상을 갖고 2년에 한번씩 단체협약을 진행하는 국내 제도의 폐해로 끊임없이 노조 관련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GM 본사의 분규가 해결되고 안정적인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에서 한국GM이 매년 분규에 시달릴 경우 물량 배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GM은 지난해 한국GM 회생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약속한 준중형 SUV 트래일블레이저와 소형 CUV의 한국GM에 대한 물량 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계속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당시 약속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서 물량 배정을 축소할 수 있다.

기존 한국GM에서 생산하고 있는 트랙스는 한국 뿐 아니라 GM의 멕시코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고, 스파크 역시 인도에서 일부를 생산한다. 한국GM에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 경우 일부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 GM의 경우 파업으로 홍역을 치르긴 했지만 앞으로 4년간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GM의 경우 노조가 매년 임금 뿐 아니라 미래발전전망 등 복합적 아젠다를 들고 나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불확실성에 놓이는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GM은 미국 GM의 분규가 해결되면서 미국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 앞으로 미국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식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인 한국GM으로서는 미국에서의 생산 안정화가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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