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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임명 제정신이냐"…분당이 뒤집혔다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9.12 03:00 수정 2019.09.12 02:45

성난 분당 민심, 야탑역광장 집회에 700명 몰려

黃 "범죄자 조국" 규탄사에 "끌어내리자" 화답

시민 몰려 이동 15분 지체…한 시민 끌어안기도

성난 분당 민심, 야탑역광장 집회에 700명 몰려
黃 "범죄자 조국" 규탄사에 "끌어내리자" 화답
시민 몰려 이동 15분 지체…한 시민 끌어안기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분당 야탑역광장에서 열린 문재인정권 규탄집회가 끝난 직후, 시민들과의 악수 및 기념촬영을 이어나가다가 한 시민을 끌어안아주고 있다. ⓒ현장 관계자 제공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도 분당 야탑역광장에서 열린 문재인정권 규탄집회가 끝난 직후, 시민들과의 악수 및 기념촬영을 이어나가다가 한 시민을 끌어안아주고 있다. ⓒ현장 관계자 제공

경기 성남분당의 민심이 성났다. 조국 법무장관을 임명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하는 자유한국당의 분당 집회에 700여 명의 시민이 몰려 "조국을 끌어내리자"고 소리쳤다.

한국당은 11일 오후 경기 분당 야탑역광장에서 문재인정권 규탄집회를 열었다.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앉은 200여 명의 당원 외에도 500여 명의 시민들이 겹겹이 몰려서서 연설을 들었다. 종합버스터미널 맞은편 광장이 시민들로 가득 찼다.

연단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규탄사를 시작하면서 "지금 이곳은 본래 '천당 아래' 뭐라 했느냐"고 물었다. 700여 청중이 일제히 "분당!"이라고 화답하자, 황 대표는 "맞는가. 바로 그런 곳이 이 분당인데, 이마저도 힘들고 어려워졌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1기 신도시의 맏형인 분당은 조성 이후 첫 총선이 치러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오세응 한나라당 의원(전 국회부의장)이 선출된 이래,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전까지 정규 총선에서 단 한 차례도 예외없이 보수정당이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선 분당갑·을 모두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졌었다.

이날 규탄사에서 황 대표는 공시지가가 폭등한 분당의 세금 문제를 거론하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황 대표가 "여러분 재산세 받아봤나. 분당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힘들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시민들은 "따따블"이라고 외치며 분개했다.

이에 황 대표는 "정말 '따블'로 느껴질 정도로 급등한 것 아니냐"며 "경제가 좋아지고 사업이 잘돼서 세금을 많이 내면 기분이라도 좋지만, 경제를 망가뜨리고 여기저기 안 써도 될 헛돈을 쓰다가 모자라 세금을 올리니 이게 제대로 된 정권이냐"고 성토했다.

"'수사팀 다시 구성' 했다 국민 분노에 물러나
조국은 범죄자…이거 정말 교활한 정권 아니냐"
모인 시민들 함께 "끌어내려야 된다" 거듭 외쳐


세금 문제로 시민들을 격동시킨 황 대표는 규탄사를 초미의 정국 쟁점인 조국 법무장관 임명 강행 문제로 이어갔다.

황 대표는 "범죄자 조국을 수사 중에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다니, 이거 제정신이냐"라며 "범죄자를 수사 중에 장관으로 만들어놓으니, 자기에 대한 수사와 자기 가족에 대한 수사를 못하도록 (검찰)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규탄했다.

이어 "농담 비슷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빼고 수사팀을 다시 구성하겠다'는 말을 흘렸다가 국민들이 분노하니 살짝 뒤로 물러났다"며 "이 정부의 의중을 우리가 다 아는 것 아니냐. 이거 정말 교활한 정권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내가 왜 조국을 범죄자라고 하겠느냐. 조국이 범죄자라는 증거는 쌓이고 쌓였다"라며 "한 달 했는데도 쌓였고, 앞으로도 계속 비리가 터져나올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라고 물었다.

황 대표의 질문에 광장에 모인 700여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끌어내려야 된다! 끌어내려야 된다!"고 외쳤다. 함께 "끌어내려야 된다"고 소리친 황 대표도 "문재인정권과의 싸움에 애국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 힘을 같이 모아달라"고 당부하며 규탄사를 끝맺었다.

광화문 이동해야 했으나 몰려든 시민들에 길막혀
"법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시민 당부에
덥썩 끌어안은뒤 "통진당 해산시켰다. 믿어달라"


이날 오후 4시 56분에 연설을 끝낸 황 대표는 다음 일정인 광화문광장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시민들이 황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연단 앞으로 몰리면서 몸을 움직이기조차 어렵게 됐다.

시민들은 다투어 황 대표에게 몰려들어 "믿고 있다""잘해달라""나라 살려달라""기도하고 있다" 등의 말을 건네며 악수를 요청하고 동반 기념촬영을 요구했다. 뜨거운 분위기에 김도읍 대표비서실장을 비롯한 의원과 수행 당직자들은 "대표는 다음 일정을 가야 한다"고 몰려드는 시민들을 통제하면서도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시민은 악수하는 황 대표의 손을 놓지 않으며 "법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끝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얘기를 듣던 황 대표는 이 시민을 덥썩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줬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눈을 맞추며 "내가 통합진보당 해산시킨 사람이다. 날 믿어달라"고 말을 건넸다.

황 대표는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15분 가량 이동이 지체됐다가, 오후 5시 11분에야 차량에 탑승해 다음 목적지인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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