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는 텀블러 대신 정책파일…조국의 '뻔뻔한 여론전'
입력 2019.08.20 15:58
수정 2019.08.20 16:03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서 '첫번째 정책구상' 밝혀
가족 관련 의혹에 "실체적 진실은 청문회서 밝힐 것"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서 '첫번째 정책구상' 밝혀
가족 관련 의혹에 "실체적 진실은 청문회서 밝힐 것"
20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손에는 텀블러 대신 정책파일이 들려있었다. 평소 출근길에 한쪽 어깨로 메던 검은색 백팩도 없었다. 더 이상 '청렴한 엘리트' 이미지를 강조할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한 조 후보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한 조 후보자는 카메라 앞에서 파일을 열어 보이며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첫 번째 정책구상을 발표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도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조 후보자의 정책 비전을 설명했다.
눈에 보이는 '꼼수'…정책화두로 분위기 전환 시도
조 후보자는 "우리 가족, 이웃이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하루하루를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조두순법'을 확대·강화해 출소한 아동성범죄자를 전담 보호관찰관이 1대1로 밀착해 지도·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찬반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현재 조 후보자가 '의혹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상황에서 정책구상 화두를 던지며 여론의 흐름을 바꿔보겠다는 노골적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또 '폭력을 동원한 집회·시위는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원칙을 밝히며 "지금 우리 사회는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욕해도 처벌되지 않고,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면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는 데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법 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쏟아진 의혹에는 침묵…"청문회서 성실히 설명하겠다"
조 후보자는 가족의 부동산 매매, 세금 납부 시기, 사모펀드 투자, 딸 대학 입학 및 장학금 등 쏟아지는 의혹에 논란의 한복판에 서있다. 이날 발표를 마친 조 후보자는 '검증이 거세진 시점에 굳이 후보자로서 정책을 발표한 이유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법무부 장관) 내정 시 말씀드렸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의혹에 대해 입장을 표명 해달라'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상세한 경위, 배경 등 실체적 진실은 국회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했다.
현재 여야는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시점을 놓고 대립하며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30일 이전에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당은 충실한 검증을 위해 9월 초까지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조 후보자는 특검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