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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 쇼크’ 자정 노력 없는 체육계, 왜 또 쇼트트랙?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6.26 00:01 수정 2019.06.26 16:23

남자 쇼트트랙 대표, 성희롱 파문에 휩싸여 충격

성폭행·여자 숙소 무단 침입 등 사고 잇따라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벗겨 논란의 중심에 선 임효준. ⓒ 데일리안DB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벗겨 논란의 중심에 선 임효준. ⓒ 데일리안DB

또 쇼트트랙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그간 국제대회서 숱한 감동을 안겨준 쇼트트랙이 이제는 골칫거리 전락한 모양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 임효준(23·고양시청)과 황대헌(20·한국체대)이 성희롱 파문에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임효준은 지난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남자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벗겼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선배인 임효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이를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가해자로 밝혀진 임효준은 자신의 SNS 계정을 돌연 삭제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지만 이미 알려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임효준과 황대헌을 포함해 남자 7명, 여자 7명 등 대표 선수 14명을 전원 한 달간 선수촌에서 퇴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단순히 퇴촌만으로 끝날 사안은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쇼트트랙 쪽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진천선수촌 여자 숙소에 무단 출입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김건우. ⓒ 연합뉴스 진천선수촌 여자 숙소에 무단 출입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김건우. ⓒ 연합뉴스

이미 올해 초 여자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수년 간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 등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올 초 심석희 사태를 통해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체육회는 사후 조처로 체육계 혁신을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성)폭력 근절 실행대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촌 여자 대표 선수 숙소에 남자 선수와 지도자들의 출입을 더욱 엄격히 통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의 출입이 금지된 선수촌 내 여자 선수의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김건우와 그의 출입을 도운 여자 대표팀 김예진이 결국 동반 퇴촌을 피하지 못했다.

선수촌의 허술한 관리도 문제지만 선수들이 국가대표로서 기본 본분을 망각했다는 점 역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대한빙상연맹의 선수단 부실 관리 실태도 또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자정 노력이 보이지 않는 체육계와 쇼트트랙 선수단의 실망스런 행태는 또 다시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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