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관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힘 합친다” 한 목소리
입력 2019.06.25 13:22
수정 2019.06.25 13:48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공 과정 개설 통한 인력 양성 나서
정승일 산업부 차관 "반도체 성과 넘어 제조업 부활 신호탄 기대
정승일 산업부 차관 "반도체 성과 넘어 제조업 부활 신호탄 기대"
국내 반도체 산·학·연·관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 역량을 모은다. 그 첫 시작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공 과정을 통해 인력 양성에 나선다.
25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개최된 ‘시스템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을 위한 설계전공 트랙 과정 출범식’에 참석한 국내 반도체 분야 관계자들은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산·학·연·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 날 행사에서는 국내 13개 대학이 올해 2학기부터 시스템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을 위한 설계전공 과정을 개설하는 것에 맞춰 상호 협력을 다짐하는 산·학·연·관간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13개 대학 외에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이 참여했다.
이번 인력 양성 과정은 정부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의 후속 조치로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체계적인 인력 양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메모리반도체가 기성복이라면 시스템반도체는 맞춤복”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디자이너와 재단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 차관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스템 설계 인력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라며 “이번에 참여한 13개 대학을 통해 (2021년 이후) 매년 200명 이상의 설계 전문 인력이 양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정부가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시작이 작은 출발점이지만 큰 성과가 되고 국내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 트랙 과정 개설 대학은 강원대, 건국대, 군산대, 금오공대, 서경대, 숭실대, 울산과학기술원, 이화여대, 전북대, 중앙대, 청주대, 충북대, 홍익대 등 13곳이다.
이들 대학은 올해 2학기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전자공학과 등 기존 반도체 관련 학과에 반도체 설계 특화과목을 추가로 개설한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팹리스 등 반도체설계기업에 취업하면 별도의 추가 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설계전공 트랙 과정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해 IDEC·ETRI 등과 연계해 참여 대학생이 설계 프로그램을 실습해볼 수 있게 지원할 계획으로 참여 대학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일단 13개 대학으로 시작했지만 참여 문호는 열려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설계 인력이 부족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참여 대학들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참여 대학의 교수들, 기업의 인사·교육 담당자와 함께 산학협의체를 구성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교육내용이 전공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팹리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와 교육수요 조사 등을 진행한다.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각종 기술들이 융합되고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되는 것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들이 실현되기 위해서 시스템반도체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시스템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융합시킬 수 있는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며 “이번 인력 양성 과정을 통해 융합 인재를 키워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계도 이번 협약을 계기로 관련 교육 강화에 나선다. 이 날 행사에서 그동안 자체적으로 학부생 대상으로 운영해 온 설계전공트랙과정 사례를 발표한 임동구 전북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전북대가 가장 먼저 추진해 온 과정이 이번 협약을 계기로 13개 대학으로 확대되는 것”이라며 “관련 교육 과정들이 좀 더 활발히 개발되고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업체들도 이번 협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전문인력이 워낙 부족해 업체들도 인력 수급에 고민이 많아 왔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대학에서 육성해 준다면 그만큼 기업들의 개발 역량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