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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에 티’ 옐리치, 골드슈미트급 천적 되나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4.21 13:40 수정 2019.04.21 15:05

시즌 첫 맞대결 3타수 2홈런..상대 타율 5할대 근접

같은 지구 아니지만 포스트시즌 재회 가능성 '찝찝'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 ⓒ 게티이미지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 ⓒ 게티이미지

류현진(32·LA다저스)이나 현지언론들이나 옥에 티로 크리스티안 옐리치(28·밀워치)에 내준 2개의 홈런을 지목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각) 미국 밀워키 밀러파크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밀워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2이닝 6피안타 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2개. 평균자책점은 3.10.

왼쪽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이날 복귀전에서 올 시즌 최다인 9탈삼진을 기록,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패스트볼 최고 스피드도 92마일까지 나왔다.

문제는 경기 전부터 우려했던 옐리치였다. 밀워키가 좌완 류현진을 의식해 7명의 우타자를 배치한 선발 라인업에서도 옐리치는 당당히 2번 타자로 나섰다.

지난 시즌 MVP에 걸맞은 활약을 올 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는 옐리치는 이날 류현진과 세 번의 승부에서 3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으로 압승, 새로운 천적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전까지 MLB 홈런 1위를 달리던 옐리치는 이날 류현진에게 2개의 홈런을 뽑았다. 류현진이 올 시즌 순항하면서도 매 경기 홈런 1개씩 내줬지만, 2피홈런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만큼 옐리치는 예리하면서도 파워가 넘쳤다.

1회말 가진 첫 대결에서는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이밍을 빼앗으며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0-0 맞선 3회말 두 번째 대결에서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S라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6구째 던진 체인지업(시속 130km)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교적 낮게 형성된 볼이었지만 옐리치의 타격 기술과 힘이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옐리치에게 맞은 홈런으로 첫 실점한 류현진은 이후 삼진 퍼레이드를 이어가며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옐리치와 다시 만난 6회말에 실점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옐리치에게 커브(시속 111km)를 던졌고, 옐리치의 매섭게 돌아가는 배트에 맞아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3호 홈런이다.

류현진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오른 옐리치. ⓒ 게티이미지 류현진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오른 옐리치. ⓒ 게티이미지

잘 던지던 류현진도 옐리치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은 뒤 흔들렸다. 아길라에게 볼넷를 내줬고, 2사 후 페레스에게 안타를 맞고 0-2 상황에서 강판됐다. 이날 다저스가 0-5로 지면서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류현진은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알리는 빼어난 투구로 다저스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옐리치를 넘지 못한 것은 옥에 티다. ‘MLB.com’도 경기 후 “옐리치를 제외하고는 류현진이 복귀전을 지배했다”고 평가했고, ‘LA타임스’도 “류현진이 호투했지만 옐리치 앞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이날도 류현진의 공을 매섭게 때린 옐리치는 새로운 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OPS 1.182를 기록했던 옐리치는 이날 맞대결 이후 타율 0.462(14타수6안타)로 치솟았다. 6안타 중 3개가 홈런이다.

밀워키와 같은 지구인 NL 중부지구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또 다른 천적 폴 골드슈미트 못지않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과 통산 30차례 대결해 4할대 타율에 3홈런 9타점 4볼넷으로 강했다.

천적은 현재의 컨디션을 떠나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줄 수 있는 존재다. 류현진은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시즌 첫 볼넷을 골드슈미트에 허용했다. 앞선 2차례 등판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개의 볼넷이 없었던 류현진이 천적과의 대결을 얼마나 부담스럽게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옐리치 소속팀 밀워키가 같은 지구팀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처럼 포스트시즌에서 또 만날 수 있는 팀이라 개운치 않은 뒷맛은 남겼다. 말 그대로 옥에 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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