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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구자철' 영광과 좌절 함께한 절친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2.01 08:50
수정 2019.02.02 08:55

2012년 런던서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합작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조별리그 탈락 수모

동반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과 구자철. ⓒ 연합뉴스

절친으로 알려진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스)이 2019 아시안컵을 끝으로 정들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기성용은 지난달 30일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2019 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라는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라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 데뷔한 기성용은 10년 넘게 한국 축구를 지탱해왔다.

구자철 또한 아시안컵 8강전 탈락 직후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든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됐다.

기성용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기록하고 상대를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연합뉴스

화려한 등장 알린 2011년 아시안컵

두 선수가 동시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빛을 드러낸 건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 때다.

기성용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도움 2개를 기록하는 등 먼저 두각을 드러냈지만 구자철은 끝내 당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조광래 전 감독 체제에서 아시안컵 엔트리에 승선한 구자철은 5골로 대회 득점왕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주 포지션인 미드필더였지만 대표팀 주 공격수 박주영이 빠진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조 전 감독이 구자철을 최전방에 배치시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시안컵 활약을 발판으로 구자철은 독일 볼프스부르크와 계약을 맺으며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핵심 미드필더로 급부상한 기성용 역시 남다른 패싱력과 중원 장악력을 과시하며 한국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특히 그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기록하고 상대를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구자철. ⓒ 연합뉴스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 주역으로 우뚝

구자철과 기성용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들이다. 이를 통해 두 선수는 ‘런던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으며 A대표팀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다.

구자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대회에 나섰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후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넘치는 승부욕으로 인해 일본 선수에게 다소 위험한 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후 구자철은 주심에 “Why Why”를 외치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를 지켜보던 기성용이 그를 말리러 나선 장면은 아직도 축구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갔던 구자철은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끝내 대표팀의 8강 탈락을 막지 못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좌절의 2014 브라질 월드컵 & 2019 아시안컵

대표팀에서만큼은 거침이 없었던 두 선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좌절을 겪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런던세대가 주축이 돼 대회에 나섰지만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최하위 수모를 맛봤다.

당시 대표팀은 의리축구와 유럽파를 중심으로 한 파벌 논란 등을 겪으며 결국 홍명보 감독이 사임하고 만다. 대표팀의 중심 축이었던 기성용과 구자철 역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노장 축에 들어선 두 선수는 2019 아시안컵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기성용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햄스트링을 다치며 결국 대회 도중 낙마해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선발과 교체를 오갔던 구자철은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끝내 대표팀의 8강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후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반 은퇴를 선언하며 팬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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