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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위 "굳은 표정인데"-박근혜 "의무라 생각한다"<5보>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7.07.19 13:51
수정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 박근혜 대상 4시간 동안 청문

"당시엔 몰랐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왔다"

“얼굴이 굳은 표정인데, 계속 껄끄러운 질문을 하겠다.(청문위원)”
“의무라 생각한다.(박근혜)”

19일 오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검증청문회가 열렸다. 당초 ‘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며 후보들의 해명의 장이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소속 정당에서 하는 청문이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선 날카로운 질문이 집중됐다.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박 후보의 얼굴이 불거질 정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검증청문회´에 출석, 검증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최대 쟁점사안인 ‘최태민 목사’관계와 관련, 일부 위원들은 세간에 떠도는 소문까지 집요하게 파고들어 ‘해명의 장’ ‘봐주기 청문’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뒤엎었다. 현장 기자실에선 “생각보다 재미있네” “구색은 갖췄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이미 제기된 의혹에 대해 후보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하다는 의견과 함께, 해명자체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엔 답변의 구체성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민 비리 있었다면 아버지가 용서치 않았을 것”

오전 8시 행사장을 찾은 박 후보는 백범 동상에 헌화를 한 뒤 검증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고생스러운 자리를 만들었다”는 안강민 검증위원장의 ‘인사’에 “의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30분 뒤 시작된 청문회. 박 후보는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검증위원들은 첫 질문부터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첫 질문자로 나선 강훈 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김재규 관련 수사비 명목으로 3억원을 돌려줬냐’고 물었고, 이에 박 후보는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성북동 자택 취득 경위에 대해서도 “부친 사망 후 유일한 재산인 신당동 집으로 이사 와 살던 중 당시 신기수 경남그룹 회장이 박 전 대통령 유품을 보관할 집을 제공하겠다고 해 성북동 집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신 회장과의 약혼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전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전혀 사실이 아닌데 국민들이 모두 생중계로 보시는데 그 앞에서 약혼설 얘기까지 질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청문 위원의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이날 최대쟁점 사안인 최 목사 관련 의혹에 대한 답변에선 얼굴을 붉히며 “최 목사가 이런 비리가 있다고 공격하고 나와 연결해서 주변사람이 나쁘니까 내가 뭘 잘못했다는 식으로 공격하는데 이는 음해성 네거티브”라며 발끈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검증청문회´에 출석, 검증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 목사 관련 질문이 거듭 될수록 박 후보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의혹에 대한 강한 반박에 나섰다.

박 후보 스스로 ‘자녀설’을 꺼낸 뒤 “애가 있다는 소문은 정말 심각하고 천벌 받을 짓이다. 아무리 남을 음해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애가 있다면 데려와도 좋다. DNA검사를 해줄 용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이어 “최 목사와 관련해 의혹이 많이 제기됐지만 내가 아는 한 실체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실체가 나온다면 잘못되고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목사 비리 의혹에 대해 당시 아버지가 대검에 조사를 지시하셨는데 만약 그때 횡령이나 이권개입 등이 드러났다면 평소 친척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하시던 아버지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 목사 관련, 위원들의 ‘신상문제’와 ‘육영재단 운영개입’ 등의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몰랐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최 목사 일가의 육영재단 자금착복 의혹과 관련, “천부당 만부당한 일로 말이 안된다”고 부인했다.

육영재단 운영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순전히 오해이며, 최순실씨(최목사 딸)나 최 목사가 결코 육영재단 일에 관여한 적이 없다“면서 ”그런 얘기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내가 무능하다든지 일을 못 한다든지 폄하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박 후보는 최 목사 관련 일련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향후 이번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밖에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군사정변과 관련, “당시는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잘못하면 북한에 흡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5.16은) 기아선상에서 헤매는 국민을 구하기 위한 구국혁명이었다”고 말했다.

또 "유신체제에 대해선 역사의 판단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유신시대에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고통받은 분들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후보는 신상발언.에서 “모든 것을 검증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돌아보면, 충분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바르게 살려고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것이 부모님의 가르침이기도 했고, 부모님께 누가 되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이 알 권리가 있고, 그래야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서 “정권교체의 역사적 소명을 위해 흠결 없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을 위한 ‘국민검증청문회’가 19일 오전 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출석한 가운데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진행 중이다.

강재섭 “오늘 이후 후보 공격은 공작정치로 규정”

이날 청문회는 아나운서 송지헌씨의 사회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5개 방송사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으며,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등 제한된 인원만 행사장에 입장해 조용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강 대표는 인사말에서 “오늘은 정당 스스로 정책과 도덕성까지 검증하는 의미 깊은 날”이라며 “제 살을 깎아내는 아픔도 있겠지만 승리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월 한겨울 광야에 (우리 후보가) 혼자 서있어도 흔들리지 않을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 후보에게 하는 질문은 역사의 증언이 될 것”이라면서 “오늘 이후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공작정치로 규정할 것이고, 소명과 사실이 다르면 전적으로 후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이명박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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