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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의원들과 회동 나섰다…'비주류 단일화' 가능성은

정도원 기자
입력 2018.09.27 11:50
수정 2018.09.27 13:48

추석 직전 한국당 의원들과 회동, 당권 관련 대화

결단 못했지만 "결단 선다면 상처 입더라도 도전"

김진태 '마이웨이' 의지…'단일화' 예측은 일러

추석 직전 한국당 의원들과 회동, 당권 관련 대화
결단 못했지만 "결단 선다면 상처 입더라도 도전"


황교안 전 국무총리(사진)가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추석연휴 직전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과 회동하면서 당권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지지층 사이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황 전 총리가 원내 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인지 주목된다. 나아가 황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이 현실화될 경우, 비주류가 결집하면서 '단일화'가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한국당 의원 6명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는 황 전 총리가 지난 7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유기준 의원에게 사의를 표하는 과정에서 제안해, 유 의원의 주선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준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황 전 총리와 내각의 국무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관계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에게 내년 2월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에 나서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와 유 의원을 제외한 다른 참석자들은 서로 누가 참석하는지도 몰랐고,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는데도 자연스레 그런 권유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교안 전 총리는 정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지만 구체적으로 한국당 당권에 도전할지 여부는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한 참석 의원은 "그날 회동에서 황 총리가 제일 강조했던 단어는 '국민의 마음'"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한 상황에서 당권을 놓고 아웅다웅하는 세력의 하나로 뛰어드는 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뉘앙스였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황 전 총리가 관료적 시각에서 경선을 꺼리거나 추대를 바라는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고 참석자들은 선을 그었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이 김황식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거론하며 "추대를 바라는 것이라면 절대 안 된다.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하자, 황 전 총리도 단호한 어조로 "결단이 선다면 상처를 입더라도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점잖게 이야기했지만 단호한 의지가 묻어나왔다는 전언이다.

특히 한 참석자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에 나간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슬몃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로 간의 치열한 공방과 '흠집내기'가 난무하는 당권 경쟁에 자신이 뛰어드는 게 보수·우파의 화합·단합·통합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였다는 설명이다.

황 전 총리는 지난 7일 출판기념회에서도 자신이 늘 강조하는 '3합'으로 화합·단합·통합을 들 정도로, 이러한 가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도 언론 일각에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성을 알고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평이다. 회동에 참석한 정용기 의원은 친박계가 아니며, 윤상직 의원도 계파색이 매우 옅다. 모임을 주선한 유기준 의원도 지난 2016년 총선 직후 '탈계파 선언'을 한 바 있다.

회동의 구성원이 이와 같이 형성된 것도 화합·단합·통합을 중시하는 황 전 총리의 의지를 유기준 의원이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같은 황 전 총리의 고민에 몇몇 의원들은 "당을 나갔다가 돌아온 분들이 당권을 다시 잡으면, 이들이 보수·우파의 구심점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불행한 사태(분당)가 있을 수도 있다"며 "황 총리가 구심점이 되는 것도 (화합·단합·통합의)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비주류 구심점으로 비상한 관심 모아
김진태 '마이웨이' 의지…'단일화' 예측은 일러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도중 참석한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의 당권 도전 문제가 결론내려지지는 않았지만, 회동 사실 자체만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판기념회로 정치권에 '데뷔'한 것으로 평가받는 황 전 총리가 보다 '큰 정치'를 하기 위한 필수 절차인 원내 세력화에 착수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동 사실이 정치권 일부에 사전에 알려지자, 몇몇 한국당 의원들의 "나도 가면 안 되겠느냐"는 연락이 빗발칠 정도로 이날 회동은 한국당 내의 비상한 관심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파장에는 현재 한국당의 범주류에는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있는 반면 비주류에는 마땅한 구심점이 없으며 당권주자도 마땅치 않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황 전 총리는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10~11일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층 41.4%의 지지를 얻은데 이어, 지난 23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도 42.7%로 기세를 이어갔다(조사 결과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비주류 의원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황 전 총리에게로 쏠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다만 황 전 총리가 당권 도전을 결단한다고 해도 비주류 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20일 회동에는 독자적으로 당권 도전을 모색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의 검찰 시절 개인적인 인연이나 지지층 중첩 등의 요소를 고려해, 황 전 총리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김 의원이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해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앞으로도 많은 변수가 있는데, 변수 하나하나에 (당권 도전의 결심을) 왔다갔다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전당대회의 붐을 일으키고 흥행을 한다는 측면도 봐야 한다"고, '마이 웨이' 의사를 고수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어차피 정치를 하게 된다면 경선에 나서고 다소 간의 공방을 주고받으며 흠집이 나는 것은 불가피한 사정"이라면서도 "(당권 도전의) 결단을 하는 과정은 힘든 과정이 아니겠느냐"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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