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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손학규 신임 대표 수락연설 "승자독식 양당체제 바꿀 것"

이동우 기자
입력 2018.09.02 16:00
수정 2018.09.02 18:26

"나라 망치는 두 괴물 물리치고 국민 구할 것"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정견발표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은 2일 손학규 후보를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에서 "나라를 망치는 두 괴물을 물리치고 국민을 구하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승자독식 양당체제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제야말로 촛불혁명 이전의 수구정치체제인 것"이라며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정치권력의 갑질을 막기 위해 국민의 요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선거제도 개혁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개혁적 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결합한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의 통합세력으로 정치개혁의 중심에, 선봉에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하 손학규 대표 수락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를 바른미래당의 당 대표, 여러분의 일꾼으로 선택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당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현명하게 당을 이끌어 주신 김동철 비대위원장님과 비대위원 여러분, 그리고 당직자 한 분 한 분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정운천, 김영환 두 후보님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당의 미래를 함께 짊어질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님, 김수민 청년위원장님 축하드립니다.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데 앞장서는 바른미래당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 저 손학규는 바른미래당의 앞날은 물론. 대한민국 정치의 운명을 바꿀 막중한 사명을 당원 여러분으로부터 부여 받았습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우리 자신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천길 낭떠러지 앞에서 우리는 이제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뎌야 합니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촛불정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촛불정신은 패권정치의 부정이고 국민주권의 실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패권정치의 유령이 나라를 뒤덮고 있습니다. 경제가 파탄이고 실업자가 길거리를 메우는데 대통령은 올바른 경제정책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는 20년 장기집권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촛불혁명은 정권의 교체만 가져왔지 제왕적 대통령제는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제야말로 촛불혁명 이전의 수구정치체제인 것입니다. 언로가 막히고 쇼가 소통으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제약받고 반기업 정서가 판치고 있습니다. 민주화에 앞장섰던 여당 국회의원들은 입에 재갈이 물려져 있고 친문행세에 목이 메어 있습니다.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2010년 8월 15일 춘천을 떠나며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복지와 소득 분배 뿐 아니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도 함께 이루어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노동자, 농어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의 길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소중한 가치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제가 2012년에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은 단지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노는 시간을 늘리고 일자리 나누기나 하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생산을 늘리고 성장과 분배를 같이 이룩해서 여유가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노동을 존중하고 분배정의를 실현하되 경제는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철학을 가져야 된다는 말입니다. 특히 대통령에게 필요한 국정 철학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의 억지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통합되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독일식의 연합정치로 복지국가와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시장경제를 함께 이루어야 합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촛불혁명 이전의 구체제는 민의를 왜곡하고 국민 다수의 참여를 가로막는 양극단의 수구적 거대양당 체제입니다. 지금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곰 두 마리가 있습니다.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거수기와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 아직도 반성은 커녕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자유한국당, 바로 이 두 수구적 거대양당이 한국의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이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합니다. 지금 민심은 다음 총선에서 이 두 정당을 심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난관이 있습니다. 큰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잘못된 선거제도,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없고 오직 승자가 독식하는 선거제도입니다. 유권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입니다.

저 손학규, 바로 이 순간부터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저를 바치겠습니다. 1987년 체제를 넘어서,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오늘 세 개의 통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당의 통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안의 분열, 우리 안의 진보/보수, 우리 안의 영남/호남, 우리 안의 계파 등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우리 안의 통합을 이뤄내야 합니다.

우리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없는 살림에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합니다. 당장 당의 지지율에 연연할 여유가 없습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조그마한 특권이라도 있으면 내려놓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당을 개혁하겠습니다.

국민들과 어려움을 함께 하는데서 개혁을 시작할 것입니다. 민생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이제 바른미래당은 민생제일의 정당임을 선언합니다. 아울러 4차산업혁명의 길을 열어 새로운 성장동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진력하겠습니다.

두 번째, 제 정파의 통합이 필요합니다. 정치개혁을 위해서입니다.

지역주의 정치체제로 만들어진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고 국민 모두의 이해와 요구를 담고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개혁을 이루겠습니다.

대통령이 개헌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연장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국회가 주도하고 국민이 승인하는 개헌 프로세스를 크고 작은 모든 정파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하겠습니다.

마지막 통합은 바로 국민통합입니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은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갈래갈래 찢어놓고 있습니다. 이제 상하, 빈부갈등도 모자라 을을갈등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 쪽을 살린다며 또 한 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입니까? 이게 적폐청산입니까?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하는 모습을 보면 딱 한 가지 말이 떠오릅니다.
교각살우!
고통 받는 국민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대통령 갑질, 청와대 갑질, 여당 갑질을 막지 못하면 국민이 죽고 민생이 죽습니다.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정치권력의 갑질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요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에 당력을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바른미래당은, 저 손학규는 반드시 세 가지 통합을 만들어 내어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어둡게 만드는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승자독식 양당제라는 두 개의 괴물을 반드시 물리치겠습니다. 개혁적 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결합한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의 통합세력으로 정치개혁의 중심에, 선봉에 우뚝 서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함께 해 주십시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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