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없는 남자농구, 라건아 어깨에 달린 2연패
입력 2018.08.14 10:27
수정 2018.08.14 10:27
14일 홈팀 인도네시아전 시작으로 2연패 시동
오세근 등 주축 선수 빠져 금메달까지 험난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농구가 마침내 첫발을 내딛는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홈팀 인도네시아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조별리그 일정에 돌입한다.
구기 종목 빅4(야구, 축구, 농구, 배구)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몽골, 태국과 A조에 속해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안방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자카라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2연패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 인천 대회 우승의 주역이자 KBL을 대표하는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 센터 자원들이 모두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또한 양동근과 조성민 등 베테랑들과 KBL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양희종,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두경민 등도 빠져 있어 대표팀 전력이 최상이라 평가할 수 없다.
조별리그 통과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8강 토너먼트부터는 쉽지 않은 상대들과의 살얼음판 승부가 예고돼 있다.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필리핀은 4년 전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을 앞세워 한국을 괴롭힌 다크호스다.
또한 4강에 진출한다면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가까스로 승리했던 이란을 만날 확률이 크다. 특히 이란의 218cm 센터 하메드 하다디의 존재는 늘 한국에 부담감을 안겼다. 여기에 에이스 니카 바라미도 건재하다.
이란을 이기면 결승에서는 만리장성 중국과의 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저우 치와 왕 저린 등이 버티고 있는 중국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어 한국에게는 험난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전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대표팀의 믿을 구석은 역시 귀화 선수 라건아(영어 이름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지난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는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농구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6월 28일 중국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중국과의 예선에서는 25득점, 11리바운드를 쓸어담아 82-74 승리에 앞장섰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중국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신장은 199cm로 크지 않지만 몸싸움이 좋고 흑인 특유의 탄력까지 갖춰 아시아권에서는 그의 골밑 파워를 감당해낼 선수가 많지 않다. 여기에 공격시 빠른 스피드로 역습 가담 능력까지 갖춰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자원이다.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 센터 ‘빅3’가 빠져 제공권의 열세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라건아가 이승현과 함께 골밑에서 버텨줘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
그토록 원했던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서게 된 라건아가 4년 전 귀화혼혈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해 우승을 이끌었던 문태종의 활약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