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 한남 '역대최고 분양가' 제동…HUG, 결국 분양보증 거절
입력 2018.01.30 17:40
수정 2018.01.30 17:40
시행사 F&I 매일 1억8000만원 금융비용 부담해야
HUG의 고무줄 잣대 논란 확산될 듯
역대 최고 분양가인 평균 3.3㎡당 6300만원을 신청했던 '나인원 한남'이 결국 분양보증이라는 문턱에 걸렸다.
시행사인 대신F&I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에 대한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HUG가 분양 보증을 불승인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정부의 집값 안정화 기조에 따라 높은 분양가 승인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UG는 나인원 하남의 분양승인 거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가 부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한 것은 지난 2016년 7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 에이치 아너힐즈'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디 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를 3.3㎡당 강남구의 평균 분양가격보다 13% 높은 수준인 4310만원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이후 HUG와 조정을 거쳐 승인을 받았다.
나인원 한남의 경우 시행사인 대신F&I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HUG와 실무협의를 거쳐 같은해 12월 초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가량(펜트하우스 포함, 제외 시 3.3㎡3당 5천700만원)으로 책정해 분양보증 신청을 했다.
대신F&I는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기준’인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건너편 ‘한남더힐’의 평균 시세(74평형 이상 기준)인 635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HUG는 '역대 최고 분양가'로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3.3㎡당 4750만원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또 '한남더힐'이 분양가 책정 기준이 돼야 한다는 대신F&I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한남더힐, 한남힐스테이트 아파트와 주상복합인 리첸시아, 한남동하이페리온1차, 용산한남아이파크까지 총 5곳을 비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분양보증 불승인 결정을 내린 HUG는 대신F&I가 합리적 범위 내에서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를 책정해 재신청할 경우 보증발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F&I는 HUG의 이 같은 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F&I는 그동안 두 달 가까이 분양보증 심사가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금융 비용(대출 이자)으로 매일 1억8000만원씩을 지불해오고 있다.
대신F&I는 나인원 한남 개발사업을 위해 900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신F&I는 가격 재조정을 거쳐 분양승인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UG의 심사 기준에 일관성이 없어서 사업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결국 부담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떠안게 됐다"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적용된 것과 마찬가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