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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정비사업 수주전 과열 조짐…강남 벗어나 지방 광역시로

권이상 기자
입력 2018.01.28 06:00
수정 2018.01.28 07:09

지난해 서울·부산에 이어 올해 대전·대구 등에서 치열한 수주전 예고

지역건설사 벽 의외로 만만치 않고, 진출 업체 많아 수주 장담하지 못해

건설사들이 대구와 대전 등 지방 광역시의 유망 사업지를 향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게티이미뱅크


정비사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서울과 부산 등에서 수주전을 벌였지만, 올해는 대구와 대전 등 지방 광역시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는 서울 강남권에서 시공사 선정이 웬만큼 끝난데다,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여파 등으로 분위기가 가라 앉았기 때문이다.

또 지방 광역시 정비사업의 경우 입찰 건설사 수가 적거나 수의 계약이 많아 출혈 경쟁이 덜 한 편이다. 게다가 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사업성이 좋은 곳들이 많다.

다만 지역 건설사의 벽이 의외로 만만치 않고, 경쟁이 치열해져 과거와 달리 대형사라고 해도 수주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대구와 대전 등 지방 광역시의 유망 사업지를 향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근 가장 수주전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대전시 일대다. 지난 주말 대전 중촌동1구역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SK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이 곳은 SK건설과 삼호가 총력전을 벌이며 업계의 주목을 끌던 곳이다. 총 도급액은 1527억원으로 KTX 대전역이 가까워 분양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SK건설은 3.3㎡당 430만원 정도의 공시바와 특화설계를 제안했고, 삼호는 3.3㎡당 396만원의 파격적인 공사비에 이주비 7000만원을 제시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SK건설의 특화 설계에 호감을 많이 가졌다”며 “당장의 손익보다 향후 가치를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전 서구 복수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시공권을 놓고 중견사 ㈜한양과 지역업체 다우건설㈜이 경쟁 중이다.

이 사업은 서구 복수동 283-256 일대를 재개발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2층 10개동 1114가구의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복수2구역의 시공권을 두고 경쟁 중인 한양 수자인 브랜드를 갖춘 (주)한양과 시공능력평가 309위의 지역업체인 다우건설은 각각 특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한양은 아파트 브랜드와 아파트 건설 노하우, 자금 안정성, 특화설계 등을 무기로 삼고 있다. 다우건설은 지역업체로 얻는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앞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우건설이 지역업체라는 인지도와 지역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해도 법정 상한 용적률 기준인 216%를 넘을 수 없고, 자금조달 능력이 한양보다 달려 시공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사와 중견사의 지방 진출로 지역업체의 수주난이 점점 가속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20일 호반건설이 내당동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올해 첫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오는 30일 입찰이 예정돼 있는 현대백조타운 재건축 역시 시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열린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총 11개사가 참여해 성황을 이룬 바 있다. 당초 조합은 지난해 12월 13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었지만, 건설사들이 대안설계안을 마련하기 위해 입찰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현재 SK건설과 아이에스동서가 적극적으로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어 대구에서는 오는 2월에는 신암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건설사간의 3파전 구도가 형성돼 있다. 최근 마감된 시공사 입찰에는 모아건설과 코오롱글로벌,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이 수주를 위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또 오는 3월에는 대구 대현2동 강변주택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올 1분기 내내 대구와 대전지역 정비사업의 수주성적이 업계의 핫이슈로 뜨고 있다”며 “건설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주실적을 기록하기 위해 사업지를 가리지 않고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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