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이력 있어도 OK" 유병력자 실손보험 출시된다
입력 2018.01.16 12:00
수정 2018.01.16 08:20
고혈압 등으로 약 복용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도 가입 가능
월 보험료 50세 기준 男 3만4230원·女 4만8920원 추정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가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나 경증 만성질환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실손보험 상품이 조만간 출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4월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실손보험은 저렴한 보험료로 대다수 필요한 의료비를 보장하면서 3300만여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치료 이력이 없고 건강한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향후 출시될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이 같은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실손보험은 가입 시 병력 사항과 임신·장애 여부, 위험한 취미 유무, 음주·흡연 여부, 직업, 운전 여부, 월소득 등 총 18개 사항을 심사해 왔다.
반면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병력 관련 3개 사항과 직업, 운전 여부, 월소득 등 6개 항목만을 심사한다. 특히 최근 2년 간의 치료 이력만 심사해 유병력자도 실손 가입이 용이해진다. 5년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10개에서 1개(암)로 축소된다.
또 가입 대상자를 최대한 확대하기 위해 투약을 가입 심사 항목과 보장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고혈압 등 약을 복용 중인 경증 만성질환자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장 범위는 지난해 4월 출시된 기존 착한 실손보험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도수치료·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장치(MRI) 촬영 등 3개 비급여 특약은 실손 보장 확대가 시급한 진료항목으로 보기 어렵고 도입 시 보험료 부담도 크게 증가해 유병력자 실손보험에서는 제외된다.
보장대상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금액 비율은 30%로 설정된다. 대신 가입자가 최소한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을 부담하도록 해 무분별한 의료이용 등에 따른 보험료 상승을 방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유병력자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는 월 3~4만원 대가 될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월 보험료는 50세 기준 남성은 3만4230원, 여성은 4만892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보험료는 다른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기초통계에 따라 매년 조정된다. 3년마다 축적된 유병력자 통계와 국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경과 등을 반영, 보장 범위·한도 등 상품구조가 변경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 동안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워 과도한 의료비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던 유병력자와 경증 만성질환자에 대한 보장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손보험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사적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장공백을 해소하는 등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