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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고위급 남북회담 성사…냉탕·온탕 남북관계 70년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1.05 17:11
수정 2018.01.05 20:52

지난해 무산된 남북 군사·적십자 회담 이어질지 주목

23개월만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상시대화체제 기대

남북 당국회담 2년여만…“평창 참가·관계개선 노력”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안에 수락하면서 문재인 정부 첫 남북회담이 성사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무산된 남북 군사·적십자 회담 이어질지 주목
23개월만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상시대화체제 기대
남북 당국회담 2년여만…“평창 참가·관계개선 노력”


북한이 우리 정부의 고위급 남북회담 제안을 수락하면서 문재인 정부 첫 남북회담이 성사됐다. 남북 고위 당국자가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는 건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이번 남북회담은 우리 정부의 제안에 따라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릴 예정이다. 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지난 3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복원해 사흘째 통화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차단된 후 23개월 만이다. 남북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회담 의제와 대표단 구성 등 세부절차를 협의해 나간다.

회담 의제는 평창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 한미군사훈련 등 민감한 사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가 최우선 의제라고 선을 그었다. 우선 북한의 올림픽 참가 문제를 매듭짓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 등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남북회담이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지난해 7월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남북한 군사당국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 논의 등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추진한 바 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올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함께 우리 측의 회담 제안에 화답하면서 남북 관계가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이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한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북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돼야 한다는 기대가 묻어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안에 수락하면서 문재인 정부 첫 남북회담이 성사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정부가 출범 2년째 남북 대화 성과를 이뤄내며 역대 정권의 남북회담 성과가 재조명 되고 있다.

남북간 접촉은 2015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앞서 남북은 지난 2015년 12월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었으나 공동보도문조차 내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보다 앞선 8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는 2박 3일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당시 우리 측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가해 한반도 긴장 해소를 도모했다. 당시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정부가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합의를 이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4년 2월 12일 남북 고위급 접촉(판문점 남측), 2014년 10월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판문점 남측), 2015년 8월 22~24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판문점 남측), 2015년 12월 11~12일 제1차 남북당국자 회담(개성) 등이 이뤄졌다.

남북관계 침체기였던 이명박 정부에서도 두 차례의 남북회담이 열린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금강산과 개성에서 각각 열렸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남북 접촉 논의가 모두 단절됐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수십 차례의 남북회담이 성사되며 남북관계 훈풍이 이어졌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첫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첫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남북 정상은 6·15 남북공동성명서를 통해 처음 두 손을 맞잡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선 남북 정상회담 2차례, 남북 장관급회담 20여 차례, 남북 적십자회담 10여 차례, 남북 국방장관회담, 남측 특사 방북 등 남북 접촉이 활발히 이뤄졌다.

이처럼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는 남북관계가 문재인 정부 들어 급속도로 해빙기를 맞이하면서 향후 남북관계 개선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2000년 6월 정상회담 이후 남북회담 일지

◆2000년
Δ6월13일~15일 남북정상회담(평양), 공동선언 채택
Δ6월27일~30일 제1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7월29일~31일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8월29일~9월1일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9월11일~14일 특사 김용순 방남
Δ9월20일~23일 제2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9월25일~26일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제주)
Δ9월27일~30일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제주)
Δ12월12일~16일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2001년
Δ1월29일~31일 제3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9월15일~18일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10월3일~5일 금강산관광 제1차 남북당국간회담(금강산)
Δ11월9일~14일 제6차 남북장관급회담(금강산)

◆2002년
Δ4월3일~5일 대통령특사 임동원 제1차 방북
Δ8월2일~4일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9월6일~8일 제4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9월10일~12일 금강산관광 제2차 남북당국간회담(금강산)
Δ10월19일~22일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2003년
Δ1월21일~24일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1월27일~29일 대통령특사 임동원 제2차 방북
Δ4월27일~29일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7월9일~12일 제11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10월14일~17일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11월4일~6일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2004년
Δ2월3일~6일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5월4일~7일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2005년
Δ6월14일~17일 2005년 6·15 남북당국공동행사(평양)
Δ6월17일 대통령특사 정동영 제3차 방북
Δ6월21일~24일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8월14일~17일 2005년 8·15 남북당국공동행사(서울)
Δ8월23일~25일 제6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9월13일~16일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12월13일~16일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제주)

◆2006년
Δ2월21일~23일 제7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4월21일~24일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6월14일~17일 2006년 6·15 남북당국공동행사(광주)
Δ7월11일~13일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부산)

◆2007년
Δ2월27일~3월2일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Δ4월10일~13일 제8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Δ5월29일~6월1일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Δ10월2일~4일 2007 남북정상회담(평양)
Δ11월14일~16일 남북총리회담(서울)
Δ11월27일~29일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평양)
Δ11월28일~12월1일 제9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2009년
Δ8월26일~28일 제10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2010년
Δ10월26일~27일 제11차 남북적십자회담(개성)

◆2014년
Δ2월12일 남북 고위급 접촉(판문점 남측)
Δ7월17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북실무 접촉(판문점 남측)
Δ10월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계기 남북고위급 회담(인천)
Δ10월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판문점 남측)

◆2015년
Δ8월22일~24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판문점 남측)
Δ12월11일~12일 제1차 남북당국회담(개성)

◆2018년
Δ1월 9일 남북 고위급 당국자 회담 예정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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