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실' KT AI테크센터...조용히 진화하고 있는 '슈퍼컴'
입력 2017.07.25 15:18
수정 2017.07.25 17:29
CPU코어 72만개 설치된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
KT기가지니 및 5대 플랫폼사업의 지능화 촉진 예정

"지금 이 슈퍼컴퓨터는 지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중입니다."
KT가 지난 6일 설립한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KT AI테크센터에는 슈퍼컴퓨터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학습을 하고 있었다. 이세돌 9단을 이긴 비결로 꼽히는 '딥러닝' 심층학습 기술을 수행중인 슈퍼컴퓨터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중이었지만 고요했다. 오히려 요란스러운 것은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느라 발생한 열기를 식혀주는 환풍펜의 소리였다.
25일 기자들에게 공개된 KT 인공지능 서비스 핵심 '슈퍼컴퓨터'에는 분산된 칩인 CPU코어 72만개개가 설치돼 있다. 기존의 슈퍼컴퓨터가 음성 데이터들을 학습해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약 일주일이 걸렸다면 이 슈퍼컴퓨터는 동일한 학습을 하루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7평 남짓한 장소에 설치돼 있는 슈퍼컴퓨터는 학습량이 늘어날수록 연산량이 많아져 열기를 내뿜는다. 이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위치한 센터의 온도는 항상 18도에 맞춰져 있어 서늘하다 싶을 정도다.
최근 슈퍼컴퓨터는 크기가 작아졌을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저전력에서 많은양의 연산을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KT의 슈퍼컴퓨터는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인 'Green Top500'에서 글로벌 10위권, 연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400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KT관계자는 "이 관계자는 “AI개발에 가장 필요한 요소 세가지가 슈퍼컴퓨터와 데이터, 알고리즘 세가지인데 지금 이 슈퍼컴퓨터는 지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며 "연산을 하는 중에 열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온도를 18도에 맞추고 환풍펜도 항상 켜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슈퍼컴퓨터의 학습능력으로 인해서 9월 오픈예정인 ‘음성 오픈 플랫폼’을 통해서는 신규어휘를 쉽게 기가지니에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신조어도 음성으로 녹음한 뒤 플랫폼에 입력하면 오류를 검증한 뒤 언어모델에 추가된다.
이처럼 슈퍼컴퓨터가 학습을 한 내용을 실제 적용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됐다. 센터내 일반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환경으로 꾸며진 음성평가실에는 기가지니의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을 위한 실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최대한 가정집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관계자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KT관계자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개발한지 25년이 됐다"며 "음성 인식도 러닝으로 지속적으로 학습을 하고 있다. 매일 상당량의 음성인식 평가를 수행해 품질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 음성인식을 위해서 콜센터에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KT는 지난 6월 STT 기술을 KT 콜센터 VoC분석 시스템에 적용한 바 있다. 고객의 음성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과 상담사간의 녹취 데이터가 TA엔진의 자연어 처리를 통해 주제와 핵심키워드 추출에 활용된다. 슈퍼컴퓨터의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사투리, 말의 빠르기, 연령 등 고객의 특성까지도 분석해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으로 욕설 등을 분류해 응대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KT는 지난달 '기가지니'의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제휴사는 테크센터 내 '크래프트샵'에서 '기가지니'의 개발도구를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가지니에 추가할 수 있다. 간단한 서비스 개발에 2∼3일이면 충분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온라인 뱅킹, 미래에셋대우의 주가조회, 114 서비스 등 40여개의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기가지니'로 간편 송금을 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과 통장 조회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진한 AI 테크센터장은 "최근 인공지능 분야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인재확보가 가장 어려웠다"며 "글로벌 채용뿐 아니라 신입사원 모집 시 AI 분야에 집중해 석·박사 중심으로 30여명가량을 꼽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