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류현진, 그래서 절실한 4승
입력 2017.07.25 08:30
수정 2017.07.25 08:38
미네소타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서 후반기 첫 등판
커쇼 부상 공백, 류현진에게는 또 다른 기회일 수
류현진이 에이스 부재의 부담을 안고 후반기 첫 등판에 나선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2017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 할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타구에 다리를 맞아 조기에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가 시작됐지만 류현진의 자리는 없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매카시, 마에다 겐타로 5선발 체제를 꾸렸기 때문이다.
팀이 잘 나가는 상황도 류현진 대기 상황을 길게 한 요인이다. 다저스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11연승을 내달리는 등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 싸움을 조기에 끝낸 모습이다. 애리조나, 콜로라도와 엎치락뒤치락했던 순위 경쟁은 다저스가 10경기 이상 앞서나간 상태다.
그러나 다저스에는 최근 선발진 균열이라는 최대 악재가 찾아왔다. 먼저 전반기 좋았던 우드와 매카시가 최근 난조에 빠졌다.
무패 행진을 달리던 알렉스 우드는 지난 22일 4.2이닝 9실점(7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이튿날 나선 매카시도 4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후반기 첫 경기인 마이애미전 4.2이닝 4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부진이다.
최대 고민거리는 커쇼의 부상이다. 지난해 허리 디스크로 시즌 초반 두 달 가량을 결장했던 커쇼는 24일 경기서 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회 투구 도중 이상을 느낀 커쇼는 곧바로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이닝을 마친 뒤 더 이상 공을 던지지 않았다. 검진 결과 4주에 6주 가량 결장한다고 다저스는 내다봤다.
커쇼의 공백으로 빈자리는 자연스레 류현진이 채우게 됐다. 물론 커리어 하이를 달려가던 커쇼의 퍼포먼스를 이제 막 부상에 복귀한 류현진이 재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커쇼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6.2이닝을 소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 중이다. 여기에 2.04(전체 1위)에 불과한 환상적인 평균자책점은 덤이다.
커쇼가 빠진 상황에서 류현진의 역할은 분명하다. 승패와 관계없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만 기록해줘도 다저스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일 수 있다.
더불어 후반기 눈도장을 받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다저스는 이변이 없는 한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해 디비전시리즈에 나설 전망이다. 단기전에서는 4선발 체제를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 따라서 커쇼가 돌아온다는 가정 하에 6명의 선발 중 2명은 탈락하게 된다.
결국 후반기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가을 야구에 나설 4명의 투수들이 정해질 전망이다. 지금으로서는 커쇼와 우드, 리치 힐이 확정적이다. 마지막 한 자리는 류현진과 마에다, 매카시의 경쟁 구도로 펼쳐질 전망이다.
후반기 첫 등판을 시즌 4승으로 시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