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한일전 출격, 니시코리 손목 어깨 고장?
입력 2017.06.03 05:30
수정 2017.06.03 05:33
3회전 상대 니시코리, 최고 세계랭킹 4위까지
손목-어깨 온전한 상태 아니라 긴 랠리 노려야

정현(22·67위)이 니시코리 게이(28·일본)라는 높은 벽과 마주한다.
정현은 지난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7 프랑스오픈(총상금 3600만 유로)’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32·80위·우즈베키스탄)을 세트 스코어 3-0(6-1, 7-5, 6-1)으로 누르고 3회전(32강)에 올랐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과 한 박자 빠른 리턴이 돋보였다. 첫 서브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강력한 백핸드와 절묘한 드롭샷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3세트에서는 전의를 상실한 이스토민이 범실을 많이 저질러 손쉽게 따냈다.
1회전에서 '샘 퀘리(28위)를 맞이해 3-1(6-4 3-6 6-3 6-3) 완승을 거둔 것에 이어 이스토민까지 밀어낸 정현은 사상 첫 메이저대회 3회전에 진출했다. 2015년 프랑스 오픈 예선 1회전, 지난해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던 정현의 유쾌한 반등이다.
정현은 2015 US오픈·2017 호주오픈·2017 프랑스오픈 2회전 진출을 넘어 최초로 메이저대회 3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2007년 이형택이 3회전(윔블던)에 진출한 이후 10년 만에 한국 선수가 그랜드슬램 3회전에 오르게 된 것이다.
3회전에 오른 정현은 경기일정에 따라 3일 오후 일본 니시코리 게이와 맞대결을 펼친다. 프랑스오픈에서 성사된 한일전이다. 정현이 니시코리와 맞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TBC3 FOX Sports 채널 생중계.
2014 US오픈 준우승, 투어 대회 단식 11회 우승을 자랑하는 니시코리 게이는 지난 3월 랭킹 4위까지 오른 아시아 최강자다.
강력한 스트로크와 기동력으로 2014 US오픈에서는 아시아 남자 테니스 단식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결승까지 올랐다. 서구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남자 테니스에서 동양인이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자체는 경이로운 사실로 여겨졌다.
조코비치, 머레이, 나달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나달을 밀어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 오픈에서도 3년 연속 3라운드에 진출했다.

니시코리는 정현보다 신장이 7cm 작지만 작은 체구를 만회할 만한 빠른 발과 정교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에 능하다. 기술과 경험, 위상 면에서 정현과 나란히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쑥쑥 성장하고 있는 정현은 2015년 10월 51위까지 오른 것이 개인 통산 가장 높은 세계랭킹이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현의 가파른 상승세와 체력, 그리고 니시코리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은 깜짝 승리를 기대하게 한다. 개막 전 열린 경기에서 손목 부상으로 기권했던 니시코리는 프랑스 오픈 2회전에서도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타임을 부르기도 했다. 이후 제레미 샤르디(랭킹 74위)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타이 브레이크까지 몰렸다.
이에 대해 니시코리 측은 “1회전을 앞두고 어깨에 통증이 조금 있었다. 큰 문제는 아니다. 리듬이 깨진 탓에 잠시 주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온전한 상태는 아니다.
정현은 너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기술에서는 니시코리가 훨씬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역습의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랠리를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집요한 경기운영을 한다면 사상 첫 프랑스 오픈 16강도 가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처음 상대하는 니시코리와의 대결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정현의 말대로 승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만 보이지 않는다면 이변도 기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