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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외 0순위' 조용필, 왜 볼 수 없을까?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5.03 09:05
수정 2017.05.03 09:21

경연 프로그램 바람 타고 간절한 구애

공연·앨범 전념 소신 불구 한 번쯤 '기대'

조용필을 향한 방송계의 구애는 끈질기다. 하지만 조용필은 여전히 방송 출연에 선을 긋고 있다. ⓒ PMC 네트웍스

"정령 그대는 나의 사랑을 받아줄 수가 없나."

'가왕' 조용필(67)의 대표곡 '모나리자'의 한 소절이다. 하지만 이는 곧 방송계 PD들의 아우성이기도 하다. 조용필의 출연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조용필의 뜻대로 하겠다'는 심정이지만, 정작 조용필은 꿈쩍도 안하는 까닭이다.

사실 조용필이 처음부터 방송 출연을 꺼린 건 아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특별한 공백 기간만 아니라면 매주 1~2회 정도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화요일에 만나요' KBS '가요톱텐' 등은 그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조용필)는 마지막에 나온다'는 유행어도 바로 이때 탄생했다. 마지막 출연자가 등장할 때쯤엔 소개도 전에 오빠부대의 함성소리가 시끄럽게 객석을 휘어 감았고, 사람들은 곧바로 조용필의 등장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건 1990년대 들어서다. 40대에 접어든 조용필은 자신이 언제까지 TV 속 주인공에 머물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그때부터 집요하게 공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두고 일각에선 '한물갔다'며 평가절하하기도 했지만, 조용필은 꾸준히 공연의 퀄리티를 높여가며 가요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1993년 부산 해운대 콘서트에서 동원한 10만 명의 관객은 한국가요 사상 최다 관객으로 기록돼 있다. 또 2003년에는 사상 최초로 잠실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을 전석 매진시킨 주인공이 됐고, 2010년엔 바로 이곳에서 이틀간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최초의 가수가 됐다.

무빙 스테이지 도입 등 국내 최대, 최고, 최초의 수식어는 모두 조용필의 몫이 됐다. 자연스레 조용필의 콘서트는 한국 공연계에 최고 흥행 상품이 됐고, 팬들도 조용필과 공연장에서 만나는 것이 익숙해졌다. 이젠 단순한 슈퍼스타에 머물지 않은, 격이 다른 아우라가 조용필을 더욱 빛나게 했다. 그렇게 방송계에서도 조용필은 멀게 느껴지는 존재가 되어갔다.

조용필은 지난 2011년 이례적으로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MBC 방송 캡처.

하지만 2010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가 대박을 터뜨린 이후 비슷한 콘셉트의 경연 프로그램이 잇따라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 전반에 걸친 복고 열풍과 레전드 가수에 대한 재조명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조용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2013년 19집 앨범 '헬로'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음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조용필을 향한 구애의 손길이 이어졌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의 PD와 진행자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조용필을 가장 섭외하고 싶은 가수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최근 KBS 대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을 1회부터 300회까지 이끌어온 유일한 MC 신동엽은 "나의 소년기를 지배했던 존재"라며 조용필의 출연을 강력하게 원했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유희열도 대표적인 열혈 조용필 팬이다. 처음 프로그램을 맡은 이후 한결같이 조용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하곤 했다. '판타스틱 듀오' '불후의 명곡' 등 주요 음악 프로그램 PD들은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하며 조용필의 섭외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성공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탄생'은 조용필 특집 편을 만들어 조용필의 출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격려 방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 조용필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조용필을 향한 구애는 2018년 음악생활 50주년을 맞아 더욱 간절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게 사실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조용필의 방송 출연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엇갈린다.

조용필의 TV 출연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분히 예능적인 요소가 강한 프로그램에서 희화화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팬들이 유독 '조용필 모창'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음악 전문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선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수년간 정성을 들여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대한 출연 요구는 팬들 사이에서도 높은 게 사실이다. 만약 조용필이 전격적으로 방송 출연을 결정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조용필은 TV 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했던 1990년대에도 '이소라의 프로포즈' 'TV 예술무대' 등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는 종종 출연하곤 했다.

2018년은 데뷔 50주년인 만큼, 그를 섭외하려는 각 프로그램의 노력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방송 출연을 자제하겠다는 조용필의 소신과 '한 번쯤은'을 외치는 PD와 후배들, 그리고 팬들의 목소리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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