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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투자 역마진에 안절부절…새 회계기준 '설상가상'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4.05 06:00
수정 2017.04.05 08:12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 평균 3.5%…부채 이자율은 4%대 중반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부채 급증 불가피…자산 활용 중요성↑

국내 보험사들 중 지난해 자산운용 수익성이 가장 나빴던 곳은 AIG손해보험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보험업계가 투자 역마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산을 굴려 얻는 수익률은 3%대 중반에 머무는 상황에서 부채로 빠져나가는 이자율은 4%대를 웃돌면서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부채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다 보험영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한계에 다다르면서,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 개선은 향후 지상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경영효율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39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50%로 조사됐다. 전년 기록인 3.68%보다는 0.1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굴린 자산이 1만원이라면, 이를 통해 350원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이름 그대로 회사의 자산 중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얼마나 이익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사 별로 보면 자산운용 효율이 가장 떨어졌던 곳은 AIG손보였다. AIG손보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38%로 조사 대상 보험사들 중 가장 낮았다.

AIG손보 관계자는 "자사는 보장성 상품만 판매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산운용에 중점을 적게 두는 편"이라며 "또 채권 중심의 자산운용을 하기 때문에 시장 금리 하락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운용자산이익률 하위 10개 보험사에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1.68%)·교보러이프플래닛생명(1.86%)·더케이손해보험(2.07%)·라이나생명(2.59%)·동양생명(2.77%)·악사손해보험(2.80%)·BNP파리바카디프생명(3.01%)·삼성화재(3.05%)·NH농협손해보험(3.17%)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3%대의 운용자산이익률로는 투자 역마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보험 부채에 대한 금리 부담을 보여주는 보험부채 적립이율은 지난해 4%대 중반에 이른다. 결국 보험사들은 1%대의 역마진을 견디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부채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 대는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보험사들의 부담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 부채 평가를 원가에서 시가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 급증을 피할 수 없어 이를 상쇄할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자산 운용 수익률 개선이 더욱 중요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보험 시장의 현실 때문이다. 기본 보험영업에서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노릴 수 없는 현실에서 돌파구는 투자 수익률 상승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조사 대상 보험사들이 지난해에 거둔 순익을 보면,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본업인 보험영업에서 거둔 이익보다 10조원 넘게 많았다. 해당 보험사들의 지난해 투자손익은 27조6523억원으로 보험손익(16조6893억원) 대비 65.7%(10조9630억원)나 많았다. 2015년에 투자손익이 27조3481억원으로 보험손익 19조1571억원 보다 42.8%(8조1910억원)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대부분 국민이 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대박 상품은 나오기 힘든 현실"이라며 "대신 불어난 자산을 어떻게 굴리느냐가 보험사 수익의 중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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