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노총 만나 "친노동자정권 대통령 되겠다"
입력 2017.03.22 20:02
수정 2017.03.23 00:21
진보진영 주자에 비해 호응 낮아…"유승민은 다르다"며 분위기 전환
좌클릭 경제-복지 공약 내세우며 "마음에 들면 투표해주실 거죠"
"친노동자정권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달라"
보수진영 대선 후보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을 만나 자신의 '좌클릭 노동 정책'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진보진영 주자들에 비해 노동 조합원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가 작았던 만큼 유 의원의 결의는 남달랐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노총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대회가 시작되기 10여 분 전, 유 의원은 장내로 들어서는 노동계 인사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이 '응답하라 대선후보' 코너 시작에 맞춰서 도착한 것에 비하면 유 의원은 1시간여 일찍 현장에 나와 스킨십에 나선 셈이다.
사회자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선 후보들을 소개하자 각 주자에 대한 노동 조합원들의 반응은 눈에 띄게 달랐다. 심 대표의 소개가 나오자 조합원들은 연이어 "심상정! 투쟁!"을 외치면서 환호를 보냈지만 유 의원에 대해선 연호 없이 박수 소리만 이어졌다. 한노총 지도부는 대회사에서 "지난 4년의 박근혜 정권은 그야말로 대 재앙이었다", "보수정권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우리에게 탄압을 무지하게 많이 했다"면서 과거 보수 정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보수 후보로선 유일하게 이 자리에 참석한 유 의원은 그러나 "마음에 들면 저 유승민에게도 투표해 주시는 거죠"라며 당당하게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아까 일찍 와서 앉아있는데 여러분이 보수정권 9년을 혼내는 것을 보고 속이 뜨끔했다"고 고백하면서도 "그러나 저 유승민은 다르다"고 호언했다.
그는 다른 보수 후보에 비해 좌클릭한다는 평을 받아온 자신의 경제·복지 공약을 하나씩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5년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제 모든 임기를 바치겠다"면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업무엔 비정규직을 아예 채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강력한 제도를 적용하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서 비정규직이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일하고, 사고가 나면 원청업체가 책임도 지지 않는 부분을 반드시 고치겠다"면서 "비정규직 문제, 일·가정 양립 문제, 산업현장 안전 문제,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은 여태껏 많은 대선 후보가 해결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와의 '정책적 공통 분모'도 강조했다. 유 의원은 "심 대표와 저는 정당도 다르고 보수·진보 측면에서도 각자 다르지만, 노동·여성 정책만큼은 정말 비슷하다"면서 자신의 칼퇴근 법과 최소 휴식시간 보장 공약을 언급했다. 이에 심 대표는 "제가 노동·민생 관련해 유 의원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노사정 위원장이었던 김대환 전 위원장과 왜 막바지에 (노사정 대타협이) 안됐는지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었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의 대표자들과 상시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소통 안되고 고집부리다가 대타협하지 못한 것을 제가 꼭 바꿔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노총 단위조합 대표자 여러분이 '친노동자 정권' 수립하실 때 바른정당의 유승민도 절대 빼놓지 말고 친노동자 정권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언이 끝나자 조합원들은 유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응했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유 의원은 조합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까지 확실한 눈도장을 얻으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