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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캠페인 나선 바른정당 "시민 눈빛 차가웠지만…"

손현진 기자
입력 2017.03.08 11:53
수정 2017.03.08 11:55

일부 시민은 캠페인 전단지 그냥 지나쳐…헌재 존중 입장에는 공감대

남경필 "친박 의원과 탄핵 찬성 의원은 같은 당 있을 수 없어"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의총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정당은 8일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거리에 나가 '국민통합·헌재존중'을 외치는 대국민 캠페인을 벌였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여의도역 5번출구 앞에서 '국민통합·헌재존중'이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는 캠페인에 나섰다. 김성태 바른정당 사무총장이 "헌재존중"을 선창하면 나머지 의원들이 "국민통합" 구호를 외쳤다.

이는 최근 일각에서 '불복종 운동'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달리 헌재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당 차원의 방침을 명확히 하고, 국민통합 노력에 대한 시민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에 연신 "좋은 아침입니다"라며 인사한 김 사무총장은 "국민통합의 대단초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인사했다"고 했다.

영하의 날씨에 발걸음을 재촉하던 일부 시민들은 의원들이 건네는 전단지를 받지 않고 지나쳤다. 이에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시민들이 저희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차가웠다"고 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국민들이 아직 차가운 것 같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바른정당의 헌재 판결 수용 입장에는 동의하는 시민도 있었다. 민모 씨(76·여)는 "헌재 결정에 따라야 한다. 법에서 하는대로 해야지 어쩔 수 없다. 수용해야 한다"고 했고, 석모 씨(31)도 "탄핵 인용·기각을 떠나 결정 자체를 존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의 캠페인에 대해 석모 씨는 "사실 좀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정당의 입장을 밝히는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장모 씨(44)는 "숨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보다야 나서서 무엇인가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진정성이 있는지는 앞으로의 행동을 봐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약 20분간 진행된 이날 캠페인이 끝난 뒤 곧이어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연석회의에 참석해 "전단지를 나눠드리면서 시민 중 60% 정도만이 받아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헌법을 준수하려는 우리 의지가 일면 전달됐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하며 탄원서를 낸 56명의 자유한국당의 친박 의원들은 앞서 탄핵에 찬성한 30명의 의원과는 당에 함께 있을 수 없다"면서 "국정농단 세력을 당에서 몰아내든지 아니면 탄핵 찬성 의원들이 그 둥지에서 빠져나오든지 양자택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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