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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전대 앞두고 지지세 결집 '알력' 본격화

전형민 기자
입력 2016.12.13 15:02
수정 2016.12.13 15:26

김동철, 안철수 겨냥 "개헌 논의 막는 건 독선적 발상"

의총서 '개헌', '경제부총리' 등 현안에 엇갈린 주장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의총서 '개헌', '경제부총리' 등 각양각색 주장

국민의당이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개헌' 등 '포스트 탄핵' 현안을 두고 당내 불협화음이 거세지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각종 사안에 백가쟁명식 주장을 쏟아내 지지세 결집을 시도하는 중이어서 전대까지 알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현 정국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가장 먼저 발언대에 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탄핵 이후 가진 여야3당 원내대표 회의에서 국회 개헌특위 구성 합의를 특히 평가한다"며 개헌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했다.

김 위원장은 "(개헌에 대해) 논의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대단히 독선적인 발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는 당의 창업주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불과 이틀 전 "다음 대통령이 임기 초기에 개헌 논의에 나서는 게 현실적"이라며 대선 전 개헌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또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유일호 경제부총리 유임 결정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뚜렷하게 했다. 그는 "유일호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에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인데 국회와 협의 없이 유 부총리의 유임을 결정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를 이어받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박 원내대표는 "7개 일반 특별위원회의 활동기한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면서도 "개헌 특위는 논의는 하자고 했지만 물리적으로 되겠느냐는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개헌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당내 중진으로 지난 17대 대선 당시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은 이와 관련 공개발언에서 가칭 '국민경청 특별기구' 구성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런 기구의 설치를 통해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시민사회의 요구를 정리하고 입법과제를 추출하는 등 활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과 관련해서도 결국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로 탄핵을 관철했듯, 촛불을 들지 않고도 최고권력자가 법을 위배할 때 권력을 회수할 파면제, 국민소환제의 도입을 검토해야한다"며 또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창업주로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지낸 천정배 전 대표도 "김동철 비대위원장, 정동영 의원 말씀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국민 발안제, 투표제, 소환제가 잘 갖춰졌던 과거의 헌법에 비해 현재 헌법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개헌을 에둘러 지지했다.

당 중진이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유성엽 의원도 개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 의원은 "물론 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위한 시간이 촉박한 게 사실이지만 박근혜 대통령만 단순히 물러나는 것으로는 이번에 국민이 치른 대가가 너무 크고 엄중하다"며 "이제 헌법 개정의 문제는 시간이나 내용의 문제가 아닌 결단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장인 장병완 의원은 유일호 부총리의 유임에 '유감'을 강하게 표현한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장 의원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새 총리를 임명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치권에서 적임자를 찾기도 어렵다"며 "경제 문제는 경제부총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할 수 있도록 확실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완 의원의 발언을 끝으로 개회 50여분 만에 종료된 의원총회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간 신경전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날 10시 토론회를 이유로 의총을 정리하려는 박 원내대표에 정 의원은 "의원들이 할 말과 이야기할 게 많다"며 "오후에라도 시간을 갖고 아침에 하는 의례적인 의총이 아닌 (제대로된) 의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이에 "자꾸 의례적이라고 하시는데 오늘만 (당내) 행사 때문에 9시에 시작했다. 일정을 봐서 오늘이든 내일이든 이어서 하겠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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