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차벽에 붙은 꽃 스티커, 떼지 마라"
입력 2016.11.21 21:02
수정 2016.11.21 21:02
"의경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둬라"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경찰 차벽에 붙인 '꽃 스티커'를 떼지 마라고 경찰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회 다음날인) 20일 버스들에 붙은 꽃 스티커 가운데 쉽게 떨어지는 것만 떼고 나머지는 그냥 두라고 지시했다"며 "의경들이 스티커를 제거하느라 주말에 쉬지 못하면 큰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다음 주 집회 때 또 꽃 스티커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중에 상황이 전반적으로 진정되면 한꺼번에 뗄 방침"이라며 "(밧줄을 묶어 당기는 등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행위보다) 당연히 스티커를 붙여주는 쪽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앞서 예술단체 '세븐픽처스'는 19일 집회 당시 "경찰차벽을 꽃벽으로 만들자"며 시민들에게 꽃 스티커 3만 장을 배포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곳곳에 세워진 경찰 버스에 스티커를 붙인 바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집회 막바지 무렵 스티커 일부를 자발적으로 하기도 했다.
한편 이 청장은 오는 26일 열릴 5차 촛불집회와 관련 "300만명이 모인다고 하면, 율곡로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청장은 "지난해 2차 민중총궐기처럼 사전에 폭력을 기도하는 일은 없겠지만, 일부에서는 '너무 평화적인 집회만 하고 무르다.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며 "(폭력집회를 준비한다는) 첩보가 입수되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