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박 대통령 담화에 "펑펑 울었다"…야당은?
입력 2016.11.04 14:49
수정 2016.11.04 14:58
추미애 "절망적", 박지원 "세번째 사과 단초 제공"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여야 대표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신뢰를 하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야당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담화를 지켜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려고 했고, 그런 진정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다소 눈시울이 붉어진 이 대표는 "솔직히 감성적으로야 속으로 펑펑 울었다. 그렇지만 이게 지금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담화는 정치권 시각보다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대통령께서는 직접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려는 모습을 보여줬고 나도 그런 진정성을 느꼈다"며 "그리고 본인이 잘못한 부분들에 있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면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선언했다. 신뢰를 하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말 몇마디로 국민이 느끼는 큰 아픔과 분노가 가라앉을 수는 없겠지만 국민의 삶은 삶대로 지속되어야 한다. 야당에 협조를 요청해 국민들이 2중, 3중의 피해가 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야당 지도자를 모시고 대통령이 직접 여러 상황에 대해 협조를 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영수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추 대표는 "분노하는 민심에는 전혀 해답이 되지 못했다. 진정성이 없는 개인 반성문에 불과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추 대표는 "마음이 참 답답하다.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절망적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그저 개인사로 변명했다"며 "심지어 검찰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시스템과 위기를 초래하고도 그 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직 권력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민과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를 즉각 받아들이고 대통령은 그 수사에 응하라"며 "권력유지용 일방적 총리후보 지명 철회하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운동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여야 대표 회담 추진 소식에는 "우선 세가지 대통령이 하실 일을 말씀드렸다"며 "그것을 수용하는지를 보고 논의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미심쩍게 생각하지만 국민 반응도 주시할 것"이라고 평했다.
박 위원장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추진한 일'이라고 한 것은 또 다른 세 번째의 사과를 요구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며 "최순실 사단과 안종범 사단들이 대기업의 발목을 비틀어 돈을 거둬 한 일이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한 일이라고는 아무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자신도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이며 특검 수사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잘한 일"이라며 "지금까지 대통령이 해오던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성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통령의 자리 보존을 위한 책임 회피 담화다"면서 "시민사회와 소통을 강화하고 국회와 대화하겠다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우롱한 개각엔 아무 말도 없었다. 대통령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오늘 분명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