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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마케팅 트렌드 이렇게 변화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입력 2016.10.28 08:38
수정 2016.11.19 01:52

<김헌식의 문화 꼬기>뮤비 힙합 SNS....팬공동체 만들기 주력

방탄소년단. KBS 2TV '뮤직뱅크' 방송화면 캡처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The Billboard 200)에 26위에 오른데 이어 그 다음 주에도 106위에 올라 한국 가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을 2주간 이어갔다. 이렇게 비교적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Wings'가 영국 앨범 차트에 진입(62위)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동안에는 케이 팝 가수들이 해외 차트에 너무 많이 오르내렸기 때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헛갈릴 수가 있었다. 오리콘은 물론이고 빌보드에서 수시로 1위를 했다는 보도는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빌보드를 보자면, 싸이가 '핫 100'(The Billboard Hot 100)에서 2위에 오른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었다. '핫 100'의 경우에는 싱글앨범에만 해당된다. 한 곡만 발표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에 씨엘의 ‘리프티드’가 싱글임에도 여기에 속하게 된 이유다. '빌보드 200'의 경우에는 메인차트로 한주간 순수 음반과 EP판매량을 총 합산하는 앨범차트이다.

EP판매량은 4곡 정도의 미니앨범을 말한다. 영국에서는 이를 싱글로 규정하는 것과 다른 빌보드이다. 월드 앨범 차트는 '제3 세계 앨범' 차트이다. 또한 이것에서 케이팝만 따로 분리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은 사실상 한국 앨범들 중에서 순위가 갈리는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객관성을 갖지 못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빌보드 메인 200차트에 오른 한국 가수들은 곧잘 있었다.

보아가 2009년 앨범 ‘보아’로 빌보드 앨범 200 차트 127위에 오른 바 있고, 2006년 데뷔한 그룹 빅뱅은 2012년 미국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50위를 차지한다. 빅뱅의 태양이 ‘라이즈’로 112위, 지드래곤은 ‘원 오브 어 카인드’로 161위, ‘쿠데타’로 182위를 기록해 두 차례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소녀시대가 ‘미스터미스터’로 2012년 110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빌보드 앨범 200 차트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던 것은 2014년 3월 61위에 올랐던 2NE1의 ‘크러시’였다. 그 후 2015년 엑소의 2집 '엑소더스' 타이틀곡 '콜 미 베이비'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95위에 올랐다.

이렇게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때 증명이 되었듯이 인터넷 공간 특히 SNS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의 경우 음악 유통망이 없거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불리한 점이 많다. 한국 음악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점은 서구와 미국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팝 음악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 진출하기는 용이하지 않는 면이 있는데 이러한 점을 극복해 줄 수 있는 것이 인터넷 SNS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인터넷 SNS는 주로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뮤직비디오는 근래 몇 년간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싸이가 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젠틀맨', '행오버(Hangover)', '오빤 딱 내 스타일', '대디(DADDY)', ‘강남스타일@썸머 콘서트 라이브’ 등 1억뷰 이상의 뮤직비디오만 무려 6개나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를 세계에 널리 알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2012년 7월 공개된 이후 국내 가수 최초로 1억뷰를 돌파했고 2016년 7월 26억뷰를 돌파했다. 이는 유튜브 사상 단일 영상 최다 조회수였다. 유튜브는 ‘강남스타일’ 때문에 조회수 카운팅 숫자를 바꾸어야 했다. 소녀시대-K팝 그룹 최초 1억뷰 돌파를 기록했다.

소녀시대는 2009년 6월 공개한 '지(Gee)' 뮤직비디오로 2013년 4월 1억뷰를 넘겨 'K팝 아이돌 최초 1억뷰 돌파'했다. 라는 타 2011년 '더 보이즈(THE BOYS)', 일본어 버전 '미스터 택시(MR.TAXI)', 2012년 발표한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도 1억뷰였다. 2NE1은 대표 히트곡 '내가 제일 잘 나가'로 2014년 10월 1억 조회수를 넘어섰다. 2011년 6월 공개 후 3년 4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었다. 2NE1-소녀시대 이어 걸그룹 2번째 1억뷰 돌파였다. 현아는 2009년 그룹 포미닛으로 데뷔 솔로 이후 앨범을 발매했다. 2011년 발표한 '버블팝(Bubble Pop!)'으로 국내 솔로 여성 가수 최초로 1억뷰를 넘겼다.

2012년 3월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를 선보인 빅뱅은 2년 만인 2014년 3월 1억뷰로 국내 보이 그룹 최초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이어 '뱅뱅뱅(BANG BANG BANG)', 지디&태양의 '굿 보이(GOOD BOY)', '루저(LOSER)'로도 1억뷰를 돌파해, 1억뷰 뮤직비디오를 4개 보유했다. 엑소의 1억뷰 돌파는 미니 2집 타이틀곡 '중독(Overdose)'과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으르렁(Growl)'이 있고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 한국어 버전 뮤직비디오로 약 1년 5개월만인 8월 1억뷰를 기록했다.

2005년 1집 앨범 '슈퍼 주니어 05(Super Junior 05)'로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미스터 심플(Mr. Simple)로 2015년 11월 1억 뷰를 기록했다. 2011년 8월 음원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약 4년 만이었다. 에프엑스는 2012년 6월 발표한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로 4년4개월 만인 2016년 10월 16일 1억 조회수를 기록했다. 2015년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쩔어' 뮤직비디오는 25일 오전 1억 뷰를 돌파했다. 이는 원더케이(1theK)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뮤직비디오 단독 조회수. 소속사 빅히트 공식 유튜브 계정 뮤직비디오 조회수와 합산할 경우 1억540만에 육박한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데뷔 약 3년 만에 첫 1억 뷰 뮤직비디오를 손에 넣게 됐다.

이렇게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 마케팅이 이뤄지면서 뮤직비디오에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었다. 뮤직비디오를 만들던 인력만이 아니라 영화제작인력이 투입되어 고품질 고품격의 뮤직비디오로 예술적인 경지를 추구하였다.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기도 하고 혁신적인 기법이이나 새로운 스타일이 융합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승부가 판가름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뮤비 자체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해도 그것은 팬들을 조직화내가는 방편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마케팅 방법이 이런 팬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당장에 대규모 마케팅 비용으로 판매나 행사를 할 수 없는 기획사였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팬들을 확산시켜나가고 이들과 갖는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나갔다. 중요한 것은 케이팝의 경우 이제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좀 더 신경을 더 많이 쓴다. 방탄 소년단의 경우에도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바로 해외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의 힘만 가지고는 해외의 빌보드나 영국의 UK를 움직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싸이가 보여준 것처럼 십시일반 마케팅이 중요하다. 각 나라에서는 다수가 아닌 팬이라고 해도 그들을 전세계적으로 모으면 십시일반으로 훌륭한 상이 된다. 이러한 점은 세계 마케팅은 마니아 마케팅으로 시작하고 그것을 핵심 주력군으로 구성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의 경우에는 일일이 맨투맨 마케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역시 인터넷 공동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거에 JYP가 원더걸스의 마케팅을 위해 미국의 라디오 DJ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을 벌인 것과 대별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팬들은 쉽게 달아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이탈하는 일도 없다.

물론 이들은 무조건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는 고집적인 태도를 벗어나서 보편적인 코드를 추구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힙합을 매개로한 이들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YG의 씨엘이나 빅뱅이 그렇고 빅 히트의 방탄소년단도 힙합의 음악 코드를 주특기로 하고 있다. 일단 해외애서 10-20대의 젊은 층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음악 코드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해외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우리만의 뽕끼 스타들일 가미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몰아오는 전략은 국내에서도 입지를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애써 지금 상황에서 국내에만 연연해하는 것은 글로벌 전략에서 맞지 않을 수 있다. SM이 NCT를 통해 세계 전략으로 만든 것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여간 한국이 후발 주자로 잘 할 수 있는 디지털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되 마니아 공동체를 마련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조건 주류에 진입하거나 가늠할 수 없는 팬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명확한 타켓을 겨냥하는 것이 오히려 확실한 토대를 갖춘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싸이가 성공한 이유이기도 했고, 우리의 음악적 역량의 규모와 경제 상황에 맞는 전략인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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